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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실=스포츠조선 정현석 기자]운명의 한국시리즈 2차전. 승부는 결국 슬라이더에서 갈렸다.
고비마다 희비가 엇갈렸던 양 팀의 두 상황. 양 팀 팬들의 손에 땀을 쥐게 한 절체절명의 순간, 슬라이더가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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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 두 타석에서 이영하의 슬라이더는 박병호에게 배트에 컨택트 조차 할 수 없는 마구에 가까웠다. 2-2 동점이던 6회초 1사 1루에서 박병호는 3번째 타석에 섰다.
두산 배터리의 선택은 당연히 슬라이더였다. 4구 모두 슬라이더를 던졌다. 1B1S에서 138㎞ 슬라이더가 살짝 높은 스트라이크가 됐다. 박병호가 이를 흘려보냈다. 4구째 140㎞ 슬라이더는 놓치지 않았다. 좌중간을 가르며 1루주자 샌즈를 홈으로 불러들였다. 추가 2득점이 이어지며 박병호의 노림수는 천금 같은 결승타가 될 뻔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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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상우의 역선택, 슬라이더
6회초 3실점 한 두산은 6회말 곧바로 반격의 찬스를 만들었다. 1사 후 정수빈 페르난데스의 연속 볼넷으로 1,2루를 만들며 키움 선발 이승호를 마운드에서 끌어내렸다. 김재환 오재일 중심타선으로 이어지는 상황. "조상우를 안쓰고 이기고 싶다"던 키움 장정석 감독은 어쩔 수 없이 '만능키' 조상우를 마운드에 올렸다. 조상우는 김재환을 최고 155㎞의 빠른 공으로 삼진 처리한 뒤 오재일을 만났다. 1차전 결승 끝내기 안타와 2차전 동점 홈런의 주인공. 조상우는 빠른공을 기다리는 오재일을 외면했다. 슬라이더 2개로 2스트라이크를 잡아내며 2B2S. 5구째 위닝샷은 134㎞ 슬라이더였다. 오재일의 배트가 허공을 갈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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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산은 9회초 1사 1,3루 위기를 무실점으로 넘긴 뒤 9회말을 맞았다. 희망을 발견한 두산 타자들이 눈에 불을 켜고 달려들었다. 선두 허경민이 안타로 출루한 뒤 대수비로 교체출전한 오재원이 풀카운트 승부 끝에 좌중간 2루타로 무사 2,3루를 만들며 오주원을 강판시켰다. 한현희가 올라왔지만 불 붙은 두산 타선을 막기에는 역부족이었다.
김재호의 중전적시타와 대타 김인태의 희생플라이로 단숨에 5-5 동점을 만들었다. 이어진 1사 2루. 박건우가 타석에 섰다. 한현희는 1차전에서 타이밍이 썩 좋지 못했던 박건우에게 슬라이더로 승부를 걸었다. 5개의 공 중 단 하나를 제외한 4구를 슬라이더를 던졌다. 2B2S에서 박건우는 한현희의 5구째 137㎞ 슬라이더를 놓치지 않았다. 배트가 부러졌지만 집중력 있는 팔로스로우로 타구를 중견수 앞에 떨어뜨렸다. 2루주자 류지혁이 슬라이등으로 홈을 밟았다. 이틀 연속 짜릿한 역전 끝내기 승리가 완성되는 순간.
2차전 승부를 가른 키워드는 슬라이더였다.
잠실=정현석 기자 hschung@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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