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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김진회 기자] SK 와이번스의 특급 마무리 투수 하재훈(29)이 새 지평을 열었다.
2019년, 하재훈에게는 잊지 못할 한 해였다. 미국 마이너리그와 일본 독립리그를 거치는 동안 투수로서 가능성을 보이기도 했지만, 대부분을 외야수로 뛰었다. 하지만 염경엽 SK 감독의 눈은 달랐다. 하재훈의 투수 자질을 높게 샀다. 그러나 외부 시선은 반신반의였다. SK가 신인 드래프트에서 "투수 하재훈"을 호명했을 때 고개를 갸웃하는 관계자들이 대부분이었다. 그러나 염 감독은 하재훈의 투수 전향에 올인했다. 마무리 캠프부터 육성에 힘을 쏟았다. 사실 하재훈도 입단 초기에 확신을 가지지 못했다. 그러자 염 감독은 "나를 믿어달라"라고 말하며 하재훈의 마음을 돌렸다. 이후 하재훈은 스프링캠프 때부터 150km를 넘나드는 강속구를 뿌리며 기대감을 높였다.
올 시즌 염 감독은 하재훈에게 투수로서 적응할 충분한 시간을 부여하려 했다. 그러나 상황이 녹록지 않았다. 기존 마무리 역할을 맡았던 김태훈의 난조로 4월 말부터 하재훈에게 보직을 넘겨주게 된 것이다. 하재훈은 당황하지 않았다. 노련한 경기운영으로 뒷문을 단단히 틀어막았다. 1~2점차로 박빙의 상황마다 구원등판해 9회 1이닝을 완벽에 가깝게 막아냈다. 4월 4일 롯데 자이언츠전부터 6월 22일 두산 베어스전까지 정규시즌 30경기 연속 무실점 행진을 이어가기도. 투수 전향 첫 해라는 말이 무색할 정도로 최고의 활약을 보였다.
시즌을 치를수록 구속이 떨어졌던 하재훈은 바짝 뒤쫓는 고우석이 있었기 때문에 시즌 막판 세이브 기회가 왔을 때 더 집중할 수 있었다. 결국 36세이브를 달성, 고우석을 한 개차로 따돌리고 '구원왕'을 차지했다.
덕분에 하재훈은 따뜻한 연말을 맞을 수 있었다. 각종 시상식에 단골손님이 됐다. 무엇보다 연봉 456%가 오른 프로 2년차 최고 연봉자에 등극했다는 것을 떠나 자신의 목표를 달성했다는 부분이 가장 뿌듯한 하재훈이다. 김진회 기자 manu35@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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