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류현진, 美현지 인색한 시선...사이영상 2위에 시범경기서도 좋은데 왜?

노재형 기자

기사입력 2020-03-12 11:22


토론토 블루제이스 류현진은 시범경기에서 호투를 이어가고 있지만, 현지 언론 평가와 판타지 베이스볼 랭킹에서는 생각보다 박한 평가를 받고 있다. 지난 10일(한국시각) 탬파베이 레이스와의 시범경기에 등판한 류현진. USATODAY-AP연합뉴스

[스포츠조선 노재형 기자] 메이저리그 현지 언론들이 토론토 블루제이스 류현진을 바라보는 시선은 그리 긍정적이지 않다.

토론토의 1선발이기는 하나 특급 위치를 다툴 만한 투수는 아니라는 게 요지다. MLB.com이 11일(이하 한국시각) 게재한 '2020년 사이영상 후보 순위'에서 류현진은 17위에 머물렀다. 아메리칸리그 투수들 중에서는 뉴욕 양키스 게릿 콜, 탬파베이 레이스 찰리 모튼, 휴스턴 애스트로스 저스틴 벌랜더, 클리블랜드 인디언스 셰인 비버, 탬파베이 타일러 그린, 휴스턴 잭 그레인키에 이어 7위였다.

지난해 내셔널리그 사이영상 투표 2위를 차지했다는 사실이 무색하기까지 하다. 류현진은 작년 8월 24일 뉴욕 양키스전, 30일 애리조나 다이아몬드백스전에서 잇달아 7실점해 평균자책점이 2점대로 치솟는 바람에 제이콥 디그롬에게 역전을 허용했다. 1점대 평균자책점을 지켰다면 사이영상 투표에서 적지 않은 지지를 얻었을 것이다.

MLB.com은 류현진에 대해 '많은 이닝을 던지지 않는다. 환경도 급격하게 바뀌었다. 양키스와 레드삭스를 자주 상대해야 한다. 낮은 볼넷 비율을 올해도 이어가기는 힘들 것이다. 사이영상 투표에서 17위라면 받아들일 수 있다'고 했다.

일리있는 설명이다. 류현진은 메이저리그 진출 이후 한 번도 200이닝을 던진 적이 없다. 데뷔 시즌인 2013년 192이닝을 투구했고, 지난해 182⅔이닝을 던져 6년 만에 규정이닝을 넘었다. 어깨 수술 등 부상이 잦았다. 지난 11일 ESPN 선수랭킹에서도 류현진은 전체 94위, 선발투수 29위에 머물렀다. 선발 순위는 MLB.com의 사이영상 랭킹보다 낮았다.

팬들을 대상으로 운영되는 판타지 베이스볼에서는 더욱 박한 평가를 받았다. 스포츠일러스트레이티드(SI) 판타지 베이스볼 선발투수 부문 37위, 야후스포츠 판타지 베이스볼 랭킹에서는 전체 131위에 랭크됐다. SI는 류현진에 대해 '메이저리그에서 컨트롤이 가장 좋은 투수지만, 지명타자를 쓰는 아메리칸리그의 거친 타자들을 상대한다는 게 걱정스럽다'며 '홈구장(로저스센터)도 투수 친화적인 다저스타디움과는 완전히 다르다'고 했다.

왜 이렇게 부정적인 평가가 주를 이룰까. 건강을 장담하기 힘들고, 타자를 압도하는 강력한 구종이 없다는 점이 이유로 꼽힌다. 류현진은 지난해에도 풀타임 로테이션을 지키려고 나름 노력했음에도 봄과 여름 각각 한 차례씩 부상자 명단에 올랐다.

류현진은 지난해 직구 평균 구속이 90.6마일로 많이 회복된 모습을 보였지만, 메이저리그 전체 평균 93.2마일과 비교하면 여전히 차이가 있다. 대신 발군의 체인지업과 커터, 커브를 구석구석에 꽂아 타이밍을 빼앗는 피칭으로 경기를 끌고 간다. 탈삼진이 많지는 않아도 볼넷이 적다. 그러나 타자를 힘으로 몰아붙이는 투수를 선호하는 팬들과 미디어의 전통적 분위기에서 웬만한 성적이 아니면 호의를 기대하기는 어렵다. 이런 인색한 평가에는 '컨트롤이 흔들리면 걷잡을 수 없이 무너질 수 있다'는 인식도 작용한다.


류현진은 토론토와 4년 8000만달러에 계약했다. 평균 연봉 2000만달러는 팀내 1위, 전체 공동 45위다. 올해 메이저리그 연봉 순위는 40위 안팎이 예상된다. 몸값에 비해 전문가들의 기대치는 낮은 반면 토론토 구단은 그가 에이스로서 선발진을 잘 이끌 수 있을 것으로 낙관하고 있다.

한편, 15일 탬파베이 레이스와의 시범경기에 등판할 예정이던 류현진은 계획을 바꿔 마이너리그 경기에 등판해 구위를 점검하기로 했다. 류현진은 지난 5일에도 탬파베이전 등판 대신 자체 시뮬레이션 게임에 나선 바 있다. 류현진은 시범경기에 두 번 등판해 6⅓이닝 6안타 1실점 6탈삼진, 평균자책점 1.42를 기록중이다.
노재형 기자 jhno@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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