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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원=스포츠조선 박상경 기자] '선발의 한'을 푸는 데 꼬박 3698일이 걸렸다.
3698일 만에 다시 잡은 선발 기회. 10년이 넘는 세월을 건너 다시 선발 투수로 마운드에 선 김대우는 흔들림 없는 투구를 이어갔다. 단독 선두를 달리고 있는 NC 타선을 상대로 거침없이 공을 뿌렸다. 최고 149㎞를 기록한 투심을 비롯해 직구, 포크볼, 커터를 구사하면서 맞섰다. 3회초 1사후 이명기에게 내준 첫 안타가 구원 투수의 실점으로 연결된 부분은 아쉬웠지만, 이날 김대우의 투구에 모두가 박수를 보냈다. 김대우는 이날 경기 중 한때 포털사이트 실시간 검색어 4위에 오르기도 했다. 롯데는 김대우를 시작으로 강동호까지 무려 11명의 투수를 마운드에 올려 연장 11회 접전 끝에 10대8로 이겼다. 승패없이 물러난 김대우지만, 이날 투구와 팀 승리는 11년 전의 아픔을 떨쳐내기에 충분한 결과물이었다.
김대우는 "오랜만에 선발로 나섰지만 긴장은 되지 않았다. 감독님과 고참, 동료들이 '0-5로 지고 있는 상황에서 마운드에 올라간다는 생각으로 던지라'고 해서 마음 편히 던질 수 있었다"고 말했다. 승리의 기쁨보단 이닝을 마무리 짓지 못한 자신을 자책했다. 김대우는 "오늘 미리 2~3이닝을 던질 것이라는 이야기를 들었지만, 내가 투 아웃만 더 잡아 3이닝을 채웠더라면 동료 투수들이 덜 고생했을 것이라는 생각에 미안한 마음이 크다"고 덧붙였다.
김대우는 "시즌 초엔 올해가 마지막이라는 생각에 부담감이 컸다. 지금은 내려놓은 게 좋은 결과로 이어지는 것 같다"며 "항상 팀과 동료들에게 도움만 되자는 생각을 하고 있다. 남은 시즌 지금처럼 노력하겠다"고 다짐했다.
창원=박상경 기자 ppark@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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