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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실=스포츠조선 김영록 기자]게리 레스, 마크 키퍼, 다니엘 리오스, 조시 린드블럼. 소속팀과의 재계약이 불발된 뒤에도 KBO리그에서 좋은 성적을 거둔 선수들이다. 한국을 떠날 때의 소속팀은 모두 두산 베어스였다.
올시즌 KBO 최고의 투수 중 한 명인 라울 알칸타라도 마찬가지다. 알칸타라는 지난해 KT 위즈에서 11승11패 평균자책점 4.01을 기록했다. 완투 한 차례 포함 172⅔이닝을 소화하며 내구성도 과시했다. 하지만 KT는 더 확실한 에이스 카드를 찾기 위해 알칸타라와의 재계약을 포기했다. 이때 두산이 재빨리 접근해 알칸타라와 도장을 찍었다.
김태형 두산 감독이 남들은 보지 못하는 장점을 보고 영입을 요청한 걸까, 두산에 와서 한층 더 발전한 걸까. 아니면 국내 최고의 투수 친화적 구장이라는 '잠실 효과'일까. 김 감독은 "나라고 다른 팀에서 계약하지 않은 선수를 데려와서 쓰고 싶겠냐"며 웃었다.
"일단 KBO에서 검증된 기량을 보여준 선수라는 게 알칸타라의 첫번째 조건이다. 우리 타자들이 느낀 그 투수들의 장단점에 대한 얘기 같은 걸 듣고 구단과의 상의를 거친다. '우리 팀에 오면 지금보다 더 잘할 거 같다'고 판단했기 때문에 영입했다. 쉽지 않은 결정이었는데, 지금까지는 그런 과정이 잘 이뤄진 것 같다."
일각에서는 두산의 이런 외국인 선수 영입 전략에 대해 '줍산'이라고 부르기도 한다. 처음엔 비하의 의미로 시작했지만, 이젠 두산 팬들이 오히려 자부심을 가져도 될 별명이 됐다. 리오스는 KIA 타이거즈, 린드블럼은 롯데 자이언츠에서 팀을 대표하는 간판 스타이자 에이스로 활약했었다. 하지만 두산에서는 한층 더 업그레이드된 기량을 과시했고, 시즌 MVP까지 수상했다. KBO리그 어느 팀도 갖지 못한 두산만의 힘이다.
매년 팀 전력에 구멍이 뚫려도 그 공백을 메우고 어느새 리그 우승을 노크한다. 올시즌에도 마찬가지다. 선발진에 이용찬과 플렉센, 두 자리나 구멍이 뚫렸고, 내야의 핵심 김재호가 부상으로 빠졌다. 하지만 두산은 흔들림없이 리그 2위를 유지 중이다.
김 감독은 "알칸타라의 최대 장점은 역시 빠른볼이다. 155㎞ 직구를 던질 수 있다는 건 굉장한 장점이다. 그 직구가 있으니까 변화구도 통한다. 스스로의 구위에 믿음이 있기 때문에 공격적인 피칭을 할 수 있다"고 칭찬했다. "요즘은 (알칸타라가)포크볼도 많이 좋아졌다. 자신있게 승부구로 던질 수 있을 정도로 완성됐다. 슬라이더와 커브도 좋다"며 깨알 같은 자랑도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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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실=김영록기자 lunarfly@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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