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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C포커스] '불펜 급한데…' NC 미래 정구범, 선발 준비에만 올인하는 이유

정현석 기자

기사입력 2020-07-26 10:04


NC 다이노스 정구범. 스포츠조선DB.

[창원=스포츠조선 정현석 기자]NC 다이노스는 선발 마운드와 타선의 밸런스가 좋다.

선발진 평균자책점은 3.47으로 압도적1위, 팀 타율 0.289로 3위, 팀 홈런 93개로 압도적 1위다.

선발진이 안정감이 있고, 타선에는 힘이 넘친다. 선두를 달리고 있는 이유.

하지만 딱 하나 불안감이 있다. 불펜이다.

불펜 평균자책점 5.99로 최하위. 이제 막 5점대로 진입했다. 선두를 달리고 있는 선발과의 차이가 극과극이다.

이동욱 감독의 고민이 머무는 지점. 하지만 시즌 중 현장에서의 선택지는 많지 않다. "하늘에서 뚝 떨어지는 것도 아니"라는 말이 현실을 반영한다.

이 지점에서 의아한 점이 하나 있다.

특급 좌완 신인 정구범(20)의 1군 콜업 준비 과정이다.


입단 이후 구단의 집중 관리를 받아온 정구범은 최근 베일을 벗었다. 퓨처스리그 경기에 두차례 실전 등판하며 1군 콜업을 위한 본격적 투구수 늘리기에 들어갔다.

지난 17일 상무전 첫 등판은 인상적이었다. 1이닝을 탈삼진 1개를 곁들여 단 13구 만에 삼자범퇴로 막아냈다. 하지만 투구수를 늘린 두번째 등판 21일 삼성전은 살짝 고전했다. 1⅓이닝 동안 9타자를 맞아 3피안타 2볼넷 1탈삼진 2실점. 투구수는 33개였다.


16일 서울 고척 스카이돔에서 KBO리그 키움과 NC의 경기가 열린다. 경기 전 NC 선수들이 훈련에 임하고 있다. 선수들의 훈련을 지켜보고 있는 이동욱 감독. 고척=송정헌 기자 songs@sportschosun.com/2020.07.16/
이동욱 감독은 최근 "한번 더 등판하면 80개 정도를 맞출 수 있을 것"이라며 "감각적 부분들에 있어 만들어 가는 과정이다. 과정에 있다고 생각하고 갈수록 좋아질 거라 생각한다"고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이 감독은 정구범에 대해 "제구와 회전수, 경기 운영능력이 좋아 안정된 공을 던지는 투수"라고 높게 평가했다. 특히 "회전수가 2500rpm이나 나올 만큼 좋은 편"이라고 말했다. 회전수가 좋은 투수는 140㎞ 정도의 구속에도 쉽게 타이밍을 맞히기 힘들다.

불펜 자원이 급하지만 이동욱 감독의 플랜은 확고하다.

"정구범은 선발로 쓰겠다는 생각"이다.

차근차근 선발로 뛸 수 있는 투구 수를 늘리는 미션을 부여했다.

제구력과 볼끝을 갖춘 좌완 투수. 경험이 부족하지만 짧게 끊어가는 불펜 투수로는 제격이다.

그렇다면 불펜 활용 계획은 없을까.

이동욱 감독은 "생각을 해보긴 했는데 아직 연투하기에는…"이라며 어린 투수 성장 과정에 부담이 될 수 있음을 암시했다. 짧게 등판하면 아무래도 불펜에서 자주 대기해야 한다. 연투도 잦아진다. 충분한 휴식을 통해 등판 준비를 할 수 있는 선발을 시키려는 이유다.

구창모와 좌완 듀오를 이룰 NC의 미래.

오늘을 위해 내일을 희생할 수는 없다. 현실은 급하지만 차근차근 단계를 밟아 10년 미래를 책임질 동량으로 제대로 성장시키겠다는 의지가 확고하다.

"선발로 시작하면 나중에 포스트시즌 같은 단기전에는 자연스럽게 불펜으로 뛸 수 있다"는 것이 이 감독의 생각이다.

다이노스 향후 10년을 이끌어갈 유망주. 화두는 '급할 수록 천천히'다.

명품 탄생 과정에는 오랜 공정과 정성이 필요한 법이다.


정현석 기자 hschung@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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