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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척 스케치]"야구야! 반갑다!" 10% 입장 고척돔 열기, 만원 관중 못지 않았다

박상경 기자

기사입력 2020-07-26 18:30


2020 KBO 리그 롯데 자이언츠와 키움 히어로즈의 경기가 26일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렸다. 관중석의 관중들이 박수와 동작만으로 응원전을 펼치고 있다. 고척돔=허상욱 기자 wook@sportschosun.com/2020.07.26/

[고척=스포츠조선 박상경 기자] 26일 고척스카이돔.

롯데 자이언츠-키움 히어로즈전이 펼쳐진 이날. 2020 KBO리그 관중 입장이 처음 시작된 날이었다. 긴 시간 프로야구는 침묵속에 치러졌다. 선수들은 팬들의 소중함을 다시한번 절감했고, 입장수익 제로로 고통받던 구단들은 비로소 숨을 쉴 여지가 생겼다.

코로나19 방역 지침을 준수하며 무관중 일정을 소화했던 KBO와 각 구단은 24일 구장별 수용인원 10% 관중입장을 허락한 정부-방역당국 결정을 듣자마자 이틀만에 이를 실행에 옮겼다.

경기 시작 두 시간 전부터 관중입장이 가능 했고, 입장객 전원에겐 발열 체크 및 방문일지 작성이 의무화 됐다. 고척돔은 이날 전체 좌석(1만6731석)의 10%인 1674석에 대한 입장권 판매가 이뤄졌다. 예매 시작 40분 만에 매진이 이뤄질 정도로 뜨거운 열기를 자랑했다. 광주(삼성-KIA전)와 대전(SK-한화전, 27일부터 관중입장)을 제외하고 고척돔과 수원구장(NC-KT전), 잠실구장(LG-잠실) 등 3개구장에 관중이 입장했다.


2020 KBO 리그 롯데 자이언츠와 키움 히어로즈의 경기가 26일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릴 예정이다. KBO는 오늘 26일 경기부터 야구장 수용 가능 인원의 10% 이내부터 관중 입장을 시작한다. 야구팬이 모바일 티켓을 이용해 경기장으로 입장하고 있다. 고척돔=허상욱 기자 wook@sportschosun.com/2020.07.26/
경기 시작 한 시간 전부터 고척돔에는 '긴 줄'이 만들어졌다. 시민들은 거리두기를 위해 지정된 간격을 유지하면서도 운영 요원 도움 하에 차분하게 경기장에 입장했다. 입구에 마련된 발열 체크 카메라를 거쳐 명부를 작성하고, 일정 간격으로 떨어져 지정된 좌석에 자리를 잡았다. 현장 관계자는 "팬들이 놀라울 정도로 협조를 잘 해줘 수월하게 입장이 진행됐다"며 "입장 시간이 평소보단 많이 걸렸다. 지금은 10% 수준이지만, 30% 이상 확대된다면 아무래도 다소 시간이 걸리지 않을까 싶다"고 말했다.

이날 고척돔엔 한국프로스포츠협회 관계자들이 찾아 현장 실태 점검에 나섰다. 협회 관계자는 "별탈 없이 진행되고 있다. KBO나 구단들이 정말 준비를 많이 한 것 같다"고 말했다. 고척돔 입장권 판매 대행사 관계자 역시 "입장 결정이 늦게 이뤄져 철야 작업 끝에 입장 가능 좌석을 분류했다. 앞으로 점진적으로 입장 규모가 늘어날 것에 대비한 업데이트 준비도 마무리 했다"고 밝혔다. 프로야구에 이어 오는 8월 1일부터 관중 입장을 허용할 계획인 프로축구연맹 관계자들도 고척돔을 찾아 현장 분위기를 체크했다.


2020 KBO 리그 롯데 자이언츠와 키움 히어로즈의 경기가 26일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렸다. 관중석의 관중들이 박수와 동작만으로 응원전을 펼치고 있다. 고척돔=허상욱 기자 wook@sportschosun.com/2020.07.26/
KBO는 관중 입장을 허용하면서도 육성 응원 금지 및 좌석 내 취식 불가 방침을 세웠다. '야구장의 꽃'으로 불린 응원을 막은 것은 결국 입장 효과를 반감시킬 것이라는 지적도 있었다. 하지만 우려는 기우였다. 홈팀 키움 팬들은 응원단이 튼 응원가를 따라 부르지 않으면서도, 박수로 박자를 맞추면서 율동을 따라하는 식으로 응원전을 펼쳤다. 안타, 득점, 삼진, 아웃 등 상황이 벌어질 땐 여지없이 함성이 터져 나왔지만, 이내 차분한 박수로 마무리가 됐다. 지정된 자리에서 마스크를 착용한 채 즐겁게 야구를 즐기는 모습이었다. 한켠에선 테이블석에 앉은 관중 일부가 자리를 밀착하자, 현장 관계자가 즉각 제지하는 모습이 포착되기도 했다.


2020 KBO 리그 롯데 자이언츠와 키움 히어로즈의 경기가 26일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렸다. KBO는 오늘 26일 경기부터 야구장 수용 가능 인원의 10% 이내부터 관중 입장을 시작한다.관중석에서 경기를 지켜보는 팬들의 모습. 고척돔=허상욱 기자 wook@sportschosun.com/2020.07.26/
히어로즈 열성 팬으로 이날 여자친구와 함께 고척을 찾은 한 남성팬은 "예매 5분 전부터 '새로고침'을 하면서 표를 구했다"며 "오랜만에 야구장에 오게 되니 너무 좋다"고 웃었다. 이어 "마스크를 쓰고 응원가를 부르지 못하는 게 답답하긴 하지만, 이렇게 해서라도 현장에서 야구를 본다는 게 감사하다"며 "서로 조심하면서 안전한 분위기를 지키가며 가을야구 때는 야구장에 만원관중이 들어올 수 있었으면 하는 바람"이라고 말했다.


경기도 용인에서 동생과 함께 야구장을 찾은 여성팬도 "가만히 앉아서 야구만 보면 재미 없을 줄 알았는데, 생각보다 너무 재미있다"고 미소를 지었다. 그는 "입장 시간이 오래 걸기긴 했지만, 명부 작성이나 발열 체크 등을 하는 게 좀 더 안심이 되기는 한다"고 덧붙였다.

KBO는 정부 방역 지침에 맞춰 향후 입장객 수를 점진적으로 늘려갈 계획이다.


고척=박상경 기자 ppark@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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