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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목표는 두자릿수 홈런, 거포 본능 깨우고파" 20세 제주소년의 당돌한 결의

김영록 기자

기사입력 2021-01-18 13:31 | 최종수정 2021-01-19 07:00


한화 임종찬의 플레이는 열정과 패기로 가득차 있다. 송정헌 기자 songs@sportschosun.com

[스포츠조선 김영록 기자]데뷔 시즌 목표였던 1군 진입, 첫 안타와 홈런은 모두 이뤘다. '제주소년'의 다음 목표는 타율 2할 8푼, 그리고 두자릿수 홈런이다. 당돌함이 가득하다.

인상적인 결승타만 3번. 임종찬의 2020년은 알찼다. 최원호 감독 대행의 집중적인 육성 속 충분한 가능성을 보여줬다, 2021시즌에도 한화 이글스의 유력한 주전 우익수 후보다. 두려움 없이 패기만만한 플레이가 일품이다.

임종찬은 연봉 협상을 마치고 서울에 머물며 개인 훈련에 몰두하고 있다. 그는 "돌아보면 서툴고 부족했던 한 해였는데, 다들 격려해주셔서 부끄럽다. 기술도 멘털도 미완성이었던 1년"이라며 데뷔 첫해를 돌아봤다. 이어 "TV에 내가 나오니까, 할머니와 부모님이 내 얼굴을 자주 볼 수 있다고 좋아하시더라"며 웃었다. 임종찬은 초등학교 6학년 때 청주로 야구 유학을 온 '제주 소년'이다.

지난해 6월 첫 대규모 콜업 명단에서는 빠졌다. 입단 동기 최인호 박정현의 경기를 TV로 지켜보는 일은 묵직한 동기부여가 됐다. 7월 13일 SK 와이번스 전을 앞두고 1군에 등록, 데뷔 첫 타석에서 2루타를 때려냈다.

"8월 11일 키움 히어로즈 전 결승타가 가장 짜릿했다. (윤)대경이 형의 데뷔 첫승이었다는 걸 알고 내가 더 기쁘더라. 9월 6일 KIA 타이거즈 전 데뷔 첫 홈런, 같은달 19일 KIA 타이거즈 전 데뷔 첫 홈보살(주자 최형우)도 기억에 남는다."


키움 전 연장 결승타 직후 김남형 코치의 축하를 받는 임종찬. 정재근 기자 cjg@sportchosun.com
33경기에 선발 출전해 총 119타석의 기회를 받은 반면, 타율 2할3푼1리 1홈런 33타점 OPS(출루율+장타율) 0.602의 시즌 성적은 아쉬움도 적지 않다. 수비에서도 강견은 돋보였지만, 때론 홈송구의 의욕이 지나쳐 백네트 상단에 꽂히는 라이징패스트볼을 던지기도 했다. 임종찬은 "생각난다. 나도 던져놓고 '저거 도대체 어디까지 날아가나, 저렇게도 던질 수 있구나' 싶어 끝까지 지켜봤다"며 민망해했다.

한화의 거포 유망주 노시환은 2019년 홈런 1개에 그쳤지만, 2020년에는 12개의 아치를 그려내며 팀내 홈런 1위를 차지했다. 2021년에는 임종찬이 그런 스텝업을 꿈꾸고 있다. 임종찬은 새 시즌 목표로 '타율 2할 8푼+두자릿수 홈런'을 내세웠다.

"1년 내내 타격폼이 바뀌었다. 레그킥도 손보고, 배트가 나오는 각도에 다양한 변화를 줬다. 너무 긴장하다보니 밸런스도 깨졌다. 이승엽 이대호 박병호 선배의 타격폼을 보면 정말 많은, 오랜 고민이 담겨있다. 나도 그런 완성된 타격폼을 갖고 싶다. 기술은 기술대로 연마하되, 결국 타격에서 가장 중요한 건 '본능' 아닐까. 공을 멀리 보낼 수 있다는 자신감은 있다."


임종찬은 두루 사랑받는 후배다. 제주도 출신인 강민호(삼성 라이온즈)는 임종찬에게 배트 등 야구장비를 선물하며 "잘하라"고 격려했다. 지난 시즌 한화에서 뛴 외국인 선수 브랜든 반즈는 출국에 앞서 "내년엔 임종찬이 잘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임종찬은 반즈에 대해 '많은 것을 알려준 야구계 대선배'라고 표현했다. 박재만 기자 pjm@sportschosun.com
"김문호 선배도 한화 계실 때 많이 신경써주셨고, 강민호 선배님한테도 좋은 기운을 많이 받았다. 반즈는 메이저리그(MLB)에서도 뛰었던 야구 대선배인데, 내가 뭘 물어보면 함께 고민하고 친절하게 답해주더라. 노하우를 하나라도 더 알려주려는 모습이 정말 고마웠다."

2021년 한화 외야는 무주공산이다. 중견수는 노수광이 맡을 예정이지만, 코너외야수는 무한경쟁이다. 임종찬은 "지켜봐달라"며 강한 자신감을 드러냈다. 조니 워싱턴 신임 타격코치에 대해서도 "흔치 않은 기회다. 하나라도 더 배우기 위해 영어를 열심히 공부하고 있다"며 의욕을 보였다.

'코로나19 시대'에 데뷔한 임종찬은 아직 '야구장을 꽉 채운 팬들의 함성'을 경험하지 못했다. 지난해 KBO리그는 상당수의 경기를 무관중으로 치렀고, 나머지 경기도 최대 50% 제한 입장에 그쳤다.

"프로야구의 백미는 열띤 응원이라고 생각한다. 오래전부터 야구장을 가득 채운 관중들의 뜨거운 응원 속에서 홈런을 치는 내 모습을 상상했다. 코로나가 얼른 잠잠해져서, 그런 함성을 맛보고 싶다."


김영록 기자 lunarfly@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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