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인천공항=스포츠조선 박상경 기자] 신세계 야구단에서 새 시즌을 시작하는 추신수(39)가 25일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귀국했다.
-귀국 소감은.
▶20년 만에 한국에 왔다. 아직 믿어지지 않는다. 항상 이 시간엔 스프링캠프를 위해 애리조나에 있는데, 한국에 있다는게 실감나지 않는다. 20년 만의 일이라 아직 와닿진 않는데, 시간이 지나야 할 것 같다. 정말 설레는 마음으로 왔다.
▶정말 힘든 결정이었다. 아내, 아이들이 힘들어했다. 한국행이 현실로 다가오니 힘들어하는 모습을 보는 게 나도 힘들었다. 한국에 매년 1~2번 오지만 비행기 오르는 발걸음 무거웠다.
-향후 일정은.
▶ 2주 격리를 마치고 곧바로 선수단에 합류할 것이다.
-평소 생각했던 신세계와 KBO리그의 이미지는.
▶신세계는 SK시절 여러 번 우승을 차지한 강팀으로 잘 알고 있다. 이제 KBO리그에서 신세계로 새출발을 하는데 최선을 다해야 한다. 미국에서도 KBO리그를 잘 알고 있다. 국제 무대에서의 수준도 많이 올라갔다. 고교 시절 이후 처음으로 한국 무대에 서는 만큼 나도 배운다는 자세로 임하겠다.
-미국에서 은퇴식을 치르지 못한 부분이 아쉽진 않나.
▶내가 은퇴식을 해야 할 정도의 선수는 아니다. 관중 없이 경기를 하는 부분이 아쉽긴 했다. 은퇴식에 대해선 생각해보지 않았다. 마지막 경기에 관중이 없었던 게 아쉽다.
-도쿄올림픽 대표팀 합류 의향은.
▶먼저 잘하는 게 우선이다. 대표팀에 갈 실력이 돼야 한국을 대표할 수 있다. 섣불리 이야기할 수 없는 부분이다. 성적이 뒤따른다면 당연히 가야 한다.
-신세계 선수로 부산에서 친구 이대호와 맞대결을 하게 되는데.
▶친구를 보는 일은 언제든 즐겁다. 한국에서 한다고 해서 크게 달라질 것은 없다. 이제 신세계 선수 신분으로 사직구장에 가는 게 뭐라고 할까, 설레기도 하고 이상할 것 같다. 마지막 사직구장 경기가 대표팀 시절이었다. 다른 유니폼을 입고 부산에 가는 게 새로울 것 같다. 어린 시절을 부산에서 보낸 것은 사실이지만, 이젠 신세계 선수로 최선을 다해야 할 것이다.
-한국행 결정 전 동료들과 이야기를 나눴나.
▶정근우와 이야기를 나눴다. 속 이야기를 털어놓을 수 있는 친구다. 한국행에 대한 생각을 묻자 처음에는 우려를 했다. 환경 자체가 다르고 오랜 기간 미국에서 뛰었던 부분 때문이다. 하지만 더 많은 부분을 이야기해줬다. '나는 네 나이 때 은퇴했지만, 너는 다른 무대에서 많은 이들에게 꿈과 희망을 줄 수 있는 기회를 얻는 것'이라는 말을 해줬다. 때문에 한국에 오고 싶은 마음이 커졌다.
-선호하는 포지션은.
▶전혀 없다. 내가 준비하는 게 우선이다. 김원형 감독님이 결정하실 부분이다. 타순 역시 어떤 자리든 개의치 않는다.
-스포트라이트가 부담스럽진 않나.
▶즐거울 것 같다. 아직까지 한국행에 실감이 나지 않는다. 격리 기간이 끝나고 선수단에 합류하면 현실로 다가오지 않을까 싶다. 들뜬 기분이지, 긴장감은 크지 않다.
-팬들에게 한마디.
▶한국에서 야구하기까지 오랜 시간이 걸렸고, 결정도 쉽지 않았다. 가족들에게 '힘들게 보내준 만큼, 보내주길 잘했다고 생각할만큼 좋은 성적을 남기겠다'고 약속했다. 야구에 대한 사랑과 열정을 안고 뛰겠다. 빨리 야구장에서 팬들을 만나고 싶다. 코로나19로 여건이 좋진 않지만, 많은 팬들 앞에서 활약을 보여주고 싶다.
인천공항=박상경 기자 ppark@sportschosun.com
▶2021 신축년(辛丑年) 신년 운세 보러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