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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정현석 기자]"박동원 때문에 이정후가 묻혔네요."
박동원 때문에 '묻힌' 선수가 또 하나 있었다. 키움 선발 투수 안우진이었다.
다승, 평균자책점 1위 원태인과 선발 맞대결에서 우위를 점하며 팀의 9대2 대승을 이끌었다.
155㎞ 광속구와 무려 153㎞에 달하는 초고속 슬라이더로 탈삼진을 8개나 잡아냈다.
4연승을 달린 키움 홍원기 감독도 "안우진이 삼성 타선을 효과적으로 막아줬다. 주자가 누상에 있을 때 흔들리지 않고 경기를 잘 풀어 나갔다. 경기를 치룰수록 선발투수로서 경기를 어떻게 이끌어가야 하는지 터득해 가는 모습이 인상적"이라고 칭찬했다.
박동원에 가려 수훈 선수 인터뷰를 하지 못했던 안우진. 하루 뒤에야 소감을 전했다.
안우진은 "풀카운트 승부가 여러차례 나오면서 공 개수가 많았던건 아쉽다. 하지만 동원이 형의 훌륭한 리드와 타석에서 홈런을 세방 씩이나 쳐 준 덕분에 기분 좋은 승리를 챙길 수 있었다"며 감사의 뜻을 표했다.
하루 늦게라도 인터뷰를 자청한 이유는 따로 있었다. 사랑하는 할머니에게 꼭 전하고 싶은 한마디 말이 있었다.
안우진은 "사실 어제는 경기 전부터 꼭 승리를 하고 싶다는 마음이 간절했다. 바로 할머니의 생신이었기 때문이다. 가족들 모두가 할머니 댁에서 경기를 지켜보셨다고 한다. 할머니는 매번 경기를 보시는데 손자가 이길 때는 누구보다 기뻐하시고, 질 때는 누구보다 속상해하신다. 어제 경기 끝나고 통화했는데 너무나도 밝은 목소리로 축하해 주셨다. 생신 날 승리를 선물 드리고 싶었는데 이 소망을 이루게 돼 너무 너무 기쁘다"고 말했다.
안우진은 이 한마디를 꼭 전해달라고 당부했다.
"할머니, 건강하게 오래오래 사세요. 저도 항상 마운드 위에서 최선을 다해 공을 던질게요. 손자 경기보시면서 응원 많이 해주세요. 사랑합니다."
어느덧 듬직한 프로야구 스타로 성장한 손자의 잊을 수 없는 생일 선물이 할머니 마음에 살포시 도착했다.
정현석 기자 hschung@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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