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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스포츠조선 박상경 기자] 도쿄올림픽을 준비하는 김경문호. 그 어느 때보다 마운드 고민이 깊을 수밖에 없다.
대표팀 원투펀치 역할을 했던 양현종(텍사스 레인저스)과 박종훈(SSG 랜더스)을 부를 수 없다. 올림픽 출전이 여의치 않은 메이저리거 양현종을 대신해 대표팀 1선발 역할을 맡아줄 것으로 기대됐던 박종훈은 오른쪽 팔꿈치 인대 손상 진단을 받고 시즌 아웃됐다. 또 다른 선발 후보로 거론됐던 구창모(NC 다이노스)는 부상 복귀가 지연되고 있고, 문승원(SSG)도 박종훈에 이어 부상으로 미국으로 건너간 상황. 사실상 대표팀 마운드는 새판짜기가 불가피하다. 프리미어12, WBC(월드베이스볼클래식)와 달리 투수 엔트리가 10명에 불과한 도쿄올림픽 상황도 김 감독의 머리를 더 아프게 만드는 부분.
고영표는 군 입대 전인 2018년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 당시에도 대표팀 승선이 점쳐졌던 투수. 아쉽게 낙마 후 군 복무를 택했던 당시보다 구위나 제구, 경기 운영 능력 모두 더 좋아졌다는 평가다. 선발 뿐만 아니라 불펜 경험도 갖추고 있어 전천후 활용도 가능하다. 국제 무대 경험 부족이 거론되나, 올 시즌 활약만 놓고 보면 태극마크를 짊어질 자격은 충분하다.
KT 이강철 감독은 사견임을 전제로 "지금처럼 제구가 된다면 (대표팀에서) 선발이든 중간이든 모두 소화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자신의 투수 코치 시절 경험을 떠올리며 "불펜에선 구위가 있어도 제구가 안되면 쓰기가 꺼려질 수밖에 없다. 고영표처럼 스트라이크를 넣을 줄 알고 제구가 되는 투수라면 이기고 있는 상황에선 믿음이 갈 만하다. 1~2이닝 정도 책임질 수 있는 힘도 충분하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제구가 되고, 결정구가 있는 투수이니 선발-불펜 어떤 쪽이든 활용하기 좋은 투수"라고 엄지를 세웠다.
고영표는 8일 SSG전에서 6이닝 무실점의 완벽투를 펼쳤다. 3회까지 매 이닝 주자를 내보냈으나, 뛰어난 제구와 위기 관리 능력을 앞세워 위기를 돌파했다. 타선이 선취점을 뽑아낸 4회부터 6회까진 볼넷과 사구 각각 1개씩을 내줬을 뿐, 상대 타선을 무안타로 틀어 막았다. 앞선 9경기 중 8번을 퀄리티스타트(선발 6이닝 이상, 3자책점 이하·QS)로 장식했던 고영표는 또 한 번의 QS 투구를 펼쳤다.
고영표는 "대표팀에 승선하게 된다면 나라를 대표하는 만큼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다짐했다. 생애 첫 태극마크를 향한 고영표의 질주가 이어지고 있다.
인천=박상경 기자 ppark@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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