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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C 포커스]'이 팀의 4번 타자는 누구입니까.' 붙박이 4번이 보이지 않는다

권인하 기자

기사입력 2021-09-08 11:32 | 최종수정 2021-09-08 15:16


2021 KBO리그 NC 다이노스와 SSG 랜더스의 더블헤더 2차전 경기가 1일 인천 SSG랜더스필드에서 열렸다.3회초 NC 양의지가 우중간을 가르는 2루타를 치고 있다. 인천=허상욱 기자 wook@sportschosun.com/2021.09.01/

[스포츠조선 권인하 기자]"이 팀의 4번 타자는 누구입니까."

이 질문에 총알같이 응답할 수 있는 팀이 KBO리그에 있을까. 손에 꼽을 정도다. 각 팀에 '붙박이 4번 타자'라는 표현이 사라지고 있다.

4번 타자는 팀의 중심이 되는 타자다. 존재감과 파괴력에 있어 최고라는 의미. '강한 2번 트렌드', '가장 잘 치는 타자는 3번'이라고 말도 있지만 '4번'은 그 자체로 최고 거포를 뜻한다. 이같은 이유로 4번이 주는 자부심은 크고 그에 따른 책임감과 부담감 역시 만만찮다.

올시즌엔 붙박이 4번 타자가 몇 안된다.

4번으로 규정 타석을 넘긴 타자는 NC 다이노스 양의지(359타석)와 두산 베어스 김재환(338타석) 둘 뿐이었다. 둘을 두고는 4번 타자라는 칭호를 붙일 수 있다.

세 번째로 4번으로 많이 나선 한화 이글스 노시환은 241타석에 불과하다. 남은 경기서 모두 4번으로 나선다고 해도 규정 타석을 채우기 어렵다.

기존 4번 타자들은 부진과 부상으로 인해 4번에서 탈락했다.

KIA 타이거즈 최형우는 4번 타자로 나오긴 하지만 안과 질환으로 인해 전반기에 많이 빠졌다.


롯데의 경우 '조선의 4번 타자' 이대호가 5월부터 4번에서 물러나면서 안치홍 정 훈 전준우로 4번 자리 주인은 계속 바뀌고 있다.

키움 히어로즈 역시 박병호가 부진하면서 최근엔 박동원이 4번 타자다.

외국인 타자의 부진도 한 몫 했다. 1위를 달리는 KT 위즈의 경우 외국인 타자 조일로 알몬테가 4번 타자로 나섰지만 부진 끝에 퇴출됐고, LG 트윈스도 로베르토 라모스가 부진과 부상으로 퇴출되면서 채은성이 임시 4번을 맡았다. SSG 랜더스도 제이미 로맥이 부진에 빠지면서 최 정이 4번을 대신 맡았고, 최근엔 최주환이 4번으로 타석에 들어선다.

올시즌 외국인 타자들의 부진은 역대급이라는 얘기가 나온다. 타율 톱10에 외국인 타자는 두산 베어스 호세 미구엘 페르난데스(0.309, 9위) 딱 1명이다. 톱20으로 범위를 넓혀도 13위에 삼성 라이온즈 호세 피렐라(0.300)가 추가될 뿐이다. 역대로 홈런과 타점 부문에서 발군의 활약을 펼쳤던 외국인 타자들이지만 올해는 토종 타자들에 비할 바가 못된다.

대체 외국인 타자인 LG 트윈스 저스틴 보어, KT 위즈 제라드 호잉, 키움 히어로즈 윌 크레익, 한화 이글스 에르난 페레즈는 4번다운 위암감은 보여주지 못하고 있다. 시즌 중 영입이라 2주 자가격리와 무딘 실전감각을 감안하더라도 아쉬울 때가 많다.

외국인의 중심타선 역할이 제한적이다보니 전략적으로 4번 타순이 바뀌기도 한다. 삼성 라이온즈의 경우 상대팀과 상황에 따라 강민호와 오재일이 번갈아 4번을 맡고 있다.


권인하 기자 indyk@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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