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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 바람 분다' 17년만에 나온 DH 하루 2승. 'KS 단골' 두산의 9월 승부수[잠실핫포커스]

김영록 기자

기사입력 2021-09-13 10:50 | 최종수정 2021-09-13 11:11


인터뷰에 임한 이영하. 김영록 기자

[잠실=스포츠조선 김영록 기자]2년전 17승 에이스가 가을을 정조준한 두산 베어스의 핵심 불펜으로 떠올랐다.

두산 이영하는 12일 열린 LG 트윈스와의 더블헤더 1~2차전에 모두 등판. KBO리그 통산 6번째 '더블헤더 연속 승리'를 올린 선수로 기록됐다.

더블헤더 2경기 모두 등판. 과거에는 흔한 일이었다. 특히 마무리 투수의 하루 2세이브는 당연시되던 풍토도 있었다.

하지만 두 경기 모두 승리투수가 되는 건 흔하지 않다. 17년만에 세워진 진기록이다. KBO리그 통산 첫 '하루 2승'의 주인공은 문희수(해태 타이거즈)다. 문희수는 1988년 9월 1일 롯데 자이언츠를 상대로 1차전 구원승, 2차전 선발승을 거뒀다. 문희수는 더블헤더 연속 승리를 기록한 6명 중 유일하게 '선발승'이 포함된 선수다. 80년대 말이라서 가능한 일이다.

그 뒤로 김성길(삼성 라이온즈·1991) 권준헌(현대 유니콘스·2003) 송진우(한화 이글스·2003) 유동훈(KIA 타이거즈·2004)이 각각 '하루 2승'을 기록했다.

3연투조차 금기시되는 현대야구 흐름속 하루 2경기 투입은 쉽지 않은 결단이다. 연승 분위기를 이어가기 위한 필요성, 종반에 접어든 정규시즌에서 가을야구 마지노선인 5위를 노리는 두산의 현 상황, 긴 휴식을 가졌던 이영하의 충분한 체력 등이 어우러진 결과다. 김태형 두산 감독은 이영하 외에 마무리 김강률에게도 전날 경기에 이어 이날 더블헤더 2경기까지 '이틀간 3연투'를 지시했다,


두산 김태형 감독(오른쪽). 잠실=박재만 기자 pjm@sportschosun.com/2021.09.08/
김태형 감독은 이날 경기전에도 필승조 홍건희의 뒤를 받칠 1순위 투수로 이영하를 꼽았다. 김 감독은 여전히 2019년 17승을 올렸던 '선발 이영하'를 원하지만, 최근 2년간 이영하의 선발 성적은 29경기 출전 4승 12패 평균자책점 7.03이다. 경기당 평균 5이닝을 채 채우지 못했다. 반면 불펜 성적은 꽤 훌륭하다. 총 26경기에 등판해 4승3패 6세이브, 평균자책점 0.89를 기록중이다.

이영하는 "선발로는 구종이 단조로운 편이라 매회 어떻게 막아야하나 하는 부담이 있다. 내가 지면 볼배합이 잘못됐다는 얘기가 꼭 나와서 포수들에게 미안하기도 하다. 오늘은 고맙다고 할 수 있어서 좋다"면서 "지금은 한타자 한타자 간절하게 던진다. 지금의 제겐 한이닝씩 집중할 수 있는 불펜이 더 좋은 것 같다"는 속내를 드러냈다.


이어 "기술보단 멘털의 문제라고 생각한다. 심리적인 부담이 없다"면서 "그동안 내가 해놓은 짓이 있지 않나. 몇이닝이든 몇연투든 뛰겠다. 감독님이 내 이름 불러만 주셔도 좋다"고 덧붙였다.


결승 3점포를 쏘아올린 김재환(오른쪽)과 축하하는 정수빈. 잠실=허상욱 기자 wook@sportschosun.com/2021.09.12/
두산은 왜 가을에 강할까. 프로 1군 5년차 이영하도 알 수 없는 미스터리다. 이영하는 "별로 달라진 건 없는 거 같은데, 형들이 중요할 때 쳐주고 막아준다. 괜히 6년 연속 한국시리즈 가는게 아니구나 싶다"며 웃었다.

두산은 이날 2승을 거두면서 최근 6연승(무승부 제외)을 질주, 공동 5위 NC 다이노스와 SSG 랜더스에 단 반경기 차이로 따라붙었다. 6년 연속 한국시리즈 진출에 빛나는 가을 DNA에 시동이 걸렸다.


잠실=김영록 기자 lunarfly@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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