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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척=스포츠조선 박상경 기자] "(강)백호형은 잘 해왔고, (오늘은) 배정대 선배가 잘 할 것 같다."
14일 고척스카이돔에서 두산 베어스와의 한국시리즈 첫 경기를 앞두고 KT 위즈 소형준(20)은 이렇게 말했다. 소형준은 "연습경기 활약이 좋았다. 잘 쉬고 왔으니 (배)정대형이 잘해서 멋진 세리머니까지 보여준다면 팀 분위기도 팍팍 올라갈 것 같다"고 내다봤다.
배정대는 KT 타선에서 결정적 순간마다 명장면을 만들어냈다. 지난해엔 KBO리그 단일 시즌 최다 끝내기 안타를 기록하며 '끝내주는 남자'라는 별명도 얻었다. 올 시즌에는 지난해보다 타격 지표가 다소 하락했으나, 한국시리즈 첫 경기에서 여지 없이 해결사 기질을 선보이면서 결국 팀 승리를 이끌어냈다.
배정대는 경기 후 "첫 한국시리즈다. 아직 (출전이) 실감나지 않는다. 1차전을 이겼지만 아직 3경기 더 남았다. 너무 들뜨지 않으려 노력 중"이라고 말했다. 첫 타석에서 큰 심호흡을 하며 타석에 들어섰던 배정대는 "평소 긴장을 많이 하는 스타일이다. 심호흡으로 긴장감을 완화시키고자 했다. 그 결과인지는 몰라도, 첫 타석부터 힘이 잘 빠지는 느낌이었다. 좋은 느낌이 많았다"고 덧붙였다.
사실 배정대에겐 천당과 지옥을 오간 경기였다. 팀이 1-0으로 앞서던 5회초 중앙 펜스 방향 타구를 제대로 처리하지 못하면서 동점의 빌미를 제공했다. 다시 균형을 가져온 홈런 한 방의 의미는 더욱 커질 수밖에 없었다. 이에 대해 배정대는 "뛰어가면서 직접 잡을 지, 펜스 플레이를 할지 결정을 못하고 마지막 포지션까지 갔다. 오늘 나온 플레이 중 가장 아쉬웠다. 쿠에바스에게 정말 미안하다고 이야기를 했다"고 말했다. 이어 "첫 타석부터 안타가 나왔는데, 불규칙 바운드가 안타가 됐다. 운이 따르는 날이라는 느낌을 받았다"고 했다. 홈런 장면을 두고는 "초구 슬라이더였는데 타이밍이 살짝 늦었다. 타이밍을 좀 더 빨리 가져가면 좋은 결과가 나올 것으로 봤는데 그렇게 맞아 떨어졌다"고 돌아봤다.
배정대는 경기 전 소형준의 발언에 대해 "전해 들었는데 왜 나를 뽑아줬는지 모르겠다"고 웃은 뒤 "연습경기에서 본 부분 때문에 지목을 해준 것 같다. (소)형준이에게 고맙다. 내일은 타격과 수비로 보답하도록 하겠다"고 했다. 이날 직관하신 부모님을 두고는 "어머니를 야구장에 끌고 와 처음 오셨다. 어머니가 긴장을 많이 하신다. 눈을 감고 보신다. 아무래도 내가 물려받은 것 같다"며 "홈런 뒤 부모님을 가리켰는데, 개인적으로 부모님께 뭔가 효도를 한 것 같아 마음이 편안해졌다"고 말했다.
고척=박상경 기자 ppark@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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