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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척=스포츠조선 박상경 기자] 1차전에 임하는 양팀 벤치의 지향점은 뚜렷했다.
KT 위즈 이강철 감독은 변화 대신 안정을 택했다. 지난해 가을야구의 아픔이 반면교사가 됐다. 당시 이 감독은 '한 박자 빠른 변화'를 키포인트로 꼽았다. 그러나 KT의 발걸음은 두산보다 한 박자 느렸고, 결국 1승3패로 시리즈를 내주는 자충수가 된 바 있다. 삼성과의 1위 결정전에서 정규시즌 라인업을 그대로 들고 나와 1대0의 짜릿한 승리를 거뒀던 기억도 작용했다. 이 감독은 "여러 상황을 고려하겠지만, 현시점에선 기존 구성대로 가는 게 낫지 않나 싶다"는 생각을 드러내기도 했다.
이런 양팀 벤치의 시선은 결국 1차전 승부처에서 명확하게 드러났다. 김 감독은 5회까지 3안타 1실점(비자책점) 호투하던 곽 빈을 일찌감치 마운드에서 내렸다. 5회까지 곽 빈이 던진 공은 67개. KT 타자 대부분이 최고 시속 151㎞를 찍은 곽 빈의 직구를 공략하는데 애를 먹고 있었다.
반면 KT 벤치는 뚝심을 앞세웠다. 이날 선발 등판한 윌리엄 쿠에바스는 2회부터 4회까지 3이닝 연속 선두 타자 출루를 허용했다. 앞선 시리즈를 거치며 이미 빠른 공에 적응이 된 두산 타선의 힘이었다. 쿠에바스는 뛰어난 위기 관리 능력을 앞세워 5회까지 1실점으로 버텼지만, 잇달아 장타를 내주는 상황이었다. 하지만 이강철 감독은 쿠에바스에게 6~7회를 그대로 맡기는 쪽을 택했다. 두산 타선을 세 번째 상대하는 타이밍이었지만, 쿠에바스의 공으로 충분히 버틸 수 있을 것이라는 판단을 했다. 쿠에바스는 6회 박건우에게 사구를 내주고 도루까지 허용했지만, 무실점 이닝을 만든데 이어, 7회에도 삼자 범퇴에 성공하면서 결국 팀이 승기를 잡는 발판을 만들었다.
고척=박상경 기자 ppark@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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