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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홈런보다 아름다운 3루타?" 66세 노감독이 꼽은 'ML 역사상 최고의 재능'

김영록 기자

기사입력 2022-01-24 13:05 | 최종수정 2022-01-24 13:11


애틀랜타 시절 디온 샌더스. AP연합뉴스

[스포츠조선 김영록 기자]"만약 야구에만 집중했다면 어땠을까? 내 인생 최고의 유망주였는데…"

2021년 메이저리그는 온통 오타니 쇼헤이(LA 에인절스)로 가득했다. 오타니가 선보인 '이도류(투타 병행)'가 전세계를 놀라게 했고, '야구의 왕' 베이브 루스를 100년전 흑백 사진에서 연신 소환했다.

하지만 오타니는 야구의 범주 안에서 투수와 타자를 겸했을 뿐이다. 진정한 이도류를 펼친 남자는 따로 있다. 빛에 비견되는 주력, 당대 미국 최고 인기 스포츠인 프로풋볼(NFL)과 메이저리그(MLB)에서 모두 최정상급 퍼포먼스를 보여준 디온 샌더스다.

벅 쇼월터 뉴욕 메츠 감독은 MLB닷컴과의 인터뷰에서 '자신이 본 역대 최고의 재능'으로 샌더스를 꼽았다.

샌더스에 앞서 야구와 프로풋볼을 동시에 소화한 선수로는 보 잭슨이 있었다. 하지만 잭슨은 부상으로 인해 데뷔 4년만에 풋볼에선 은퇴했고, 이후 야구 역시 8시즌에 그쳤다. 반면 샌더스는 야구에선 9시즌, 풋볼에선 무려 14시즌을 소화했다.

쇼월터 감독은 뉴욕 양키스 3루 코치 시절 샌더스와 한솥밥을 먹었다. 그는 샌더스의 첫 인상에 대해 "도루하는 모습을 보고 숨이 멎을 뻔했다. 생애 한번도 본적 없는 속도였다"며 한숨을 쉬었다. 이어 "달리기 훈련에서 샌더스를 뺄수밖에 없었다. 기본에 맞춰 정확하게 뛰고 있는 다른 선수들에게 방해가 됐다"고 회상했다.

샌더스는 1997년 58개를 비롯해 통산 186개의 도루를 성공시켰다. 그의 통산 출루율은 3할1푼9리다. 커리어하이였던 1992년에는 타율 3할4리 8홈런, OPS(출루율+장타율) 0.841을 기록했을 정도로 기본기와 운동능력이 탁월했다. 이해 샌더스의 2루타는 6개. 하지만 3루타는 14개였다. 커리어 통산 3루타는 43개.

"만약 야구에만 집중했다면, 본인이 원하는 곳이 어디든 끝까지 갔을 거다. 매년 15~20홈런 100득점 50도루를 매년 해냈을 선수다. 내 평생 최고의 유망주다. 내가 지금까지 야구에서 본 가장 아름다운 광경은 3루까지 내달리는 샌더스의 모습이다."


NFL 명예의 전당에 헌액되는 디온 샌더스. AP연합뉴스

쇼월터 감독이 진한 아쉬움을 느끼는 이유는 샌더스의 초점은 야구 아닌 풋볼에 맞춰져있었기 때문. '프라임타임'이란 별명에서 드러나듯, 풋볼 역사상 최고의 코너백 중 한 명이다. 1998~2000년처럼 메이저리그를 쉬고 풋볼에만 집중한 시즌도 있었다.

압도적인 운동능력을 앞세워 상대를 그림자처럼 따라다니는 수비가 장기였다. 볼을 던져줄 엄두가 나지 않을 정도. 야구에선 무난한 똑딱이 외야수였지만, 풋볼에선 명예의전당에 오를 만큼 큰 성취를 이뤘다. 슈퍼볼은 2차례 우승을 차지한 반면, 월드시리즈는 애틀랜타 브레이브스 시절 1991~1992년 2시즌 연속 올랐지만 우승반지를 끼는데는 실패했다.


김영록 기자 lunarfly@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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