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해=스포츠조선 김영록 기자]"아버지는 야구 못한다고 뭐라 하신 적 한번도 없지만…아버지 이름에 먹칠하면 안되잖아요."
"동기들은 팬들하고 인사도 나눴는데, 루키 데이 현장에도 가지 못했잖아요. 1월 1일에 바로 계약하고 김해 내려왔죠. 첫날밤만 해도 실감이 안났는데, 다음날 훈련 시작하고 동기들 보니까 '아 프로는 프로구나' 하는 실감이 나더라고요. 저도 열심히 운동하고 있습니다."
KBO 포수 레전드인 아버지 진갑용(KIA 타이거즈 코치)과 달리 진승현은 투수다. 고교 시절 150㎞를 넘나드는 위력적인 직구로 이름을 날렸고, 슬라이더 체인지업 등 변화구도 다양하다. 그는 "어릴 때부터 투수가 하고 싶었어요"며 야구 소년다운 로망을 드러냈다.
야구선수의 길에 접어든 아들에게 아버지가 던진 충고는 두 가지다. 하나는 음주운전 포함 사생활에 대한 철저한 관리 당부. 그리고 두번째는 '못 던져도 되니 언제나 자신있게, 너 자신을 믿고 던져라'라는 것. 진승현은 "다른 부모님들은 야구 못한다고 혼내는 모습을 봤다. 저희 아버지는 그러신 적이 한번도 없어요"라고 강조했다. 진 코치는 '이정후 아빠'로 불리는 이종범 LG 트윈스 2군 감독처럼, '진승현 아빠'로 불리는 날을 꿈꾸고 있을 것이다.
|
비활동 기간에 입단했다보니 래리 서튼 감독을 비롯한 주요 외국인 코치진과는 만나지 못했다. 경북고 직속 선배인 박세웅과의 인사도 아직이다. 동기들을 제외하면 군복귀 선수와 재활조가 전부. 하지만 진승현은 "동기들하고 금방 친해졌어요. 룸메이트 김용완과도 이야기가 잘 통합니다. 팀 분위기도, 시설도 좋아서 훈련할 맛이 나요"라며 웃었다.
신인상 욕심이 없다면 거짓말이다. 진승현은 유력한 후보로 문동주(한화 이글스) 김도영(KIA 타이거즈) 조세진(롯데)을 꼽은 뒤 "이 친구들과 경쟁할 수 있도록 열심히 하겠습니다"라고 거듭 강조했다. 조세진은 롯데 신인들 중 유일하게 1군 스프링캠프 명단에 이름을 올렸다.
대구 출신답게 롤모델이 오승환이다. 꼭 불펜이나 마무리를 하겠다는 생각보단 그 멘털이랑 포커페이스가 닮고 싶다는 속내다.
그 오승환을 가장 가까이에 봐온 남자가 바로 아버지다. 하지만 진승현은 손사래를 쳤다.
"라이벌팀 코치랑 그런 얘기 안 합니다. 롯데 코치님들께 열심히 배우겠습니다. 지켜봐주세요."
김해=김영록 기자 lunarfly@sportschosun.com
▶2022 임인년 신년운세 보러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