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
"5일 내내 상대팀을 어떻게 공략할지 고민한다."
부담은 없었다. 잘하고 싶었고 자신이 있었다. 장민재는 "갑자기 선발을 맡게 됐는데 항상 선발로 나갈 수 있다는 생각을 하면서 준비를 했다"며 "조금 일찍 기회가 왔구나, 이제 보여줄 때가 됐구나 하는 생각을 했다"고 밝혔다.
시즌 초반 한화는 선발진의 부진으로 허무하게 무너진 경기가 속출했다. 경기 초 선발투수가 난타를 당해 대량실점하면, 따라갈 동력을 상실한다. 이런 어려운 상황에서 장민재는 묵묵히 선발 임무를 수행했다. 최근 7경기 중 5이닝을 책임진 게 5게임이다. 강력한 구위로 경기를 지배할 수는 없지만, 상대의 빈틈을 파고들어 좋은 결과를 만들었다. 선발로 나선 8경기에서 2승2패, 평균자책점 4.58. 화려한 기록은 아니지만 꼭 필요한 역할을 했다. 지난 2경기에선 10이닝을 던져 2실점했다.
|
|
광주일고를 졸업한 장민재는 2009년 신인 드래프트 2차 3라운드 지명선수다. 지난 14년간 한화 선수로만 뛰었다. 현재 한화 선수 중 가장 오랫동안 이글스 유니폼을 입고 있다. 팀에 대한 애착이 남다를 수밖에 없다. 팀이 힘을 때 베테랑 선수가 해야할 역할이 있다.
장민재는 "시즌 초반에 너무 자주지니까 선수들이 기가 좀 죽었다. 미팅할 때 내일도 게임을 해야 하고, 모레도 해야 한다. 144경기를 치러야 하는데 오늘 졌다고 너무 의기소침해하지 말자, 다음 경기, 그 다음 경기에 지장이 생긴다. 좀 더 힘을 내보자는 얘기를 했다"고 했다.
최근 한화는 투타 모두 안정을 찾아가고 있다. 어이없이 허무하게 내주는 경기가 줄었다. 젊은 선수들이 성장해 자리를 잡아가고 있다. 새 외국인 투수 2명이 이달 말에 합류해 '원투 펀치' 역할을 해준다면, 더 나은 모습을 보여줄 수도 있다.
장민재는 "우리는 잃을 게 없다. 바닥을 쳐봤다. 다 잃어봤다. 이제 올라갈 일만 남았다. 조금 더 집중하고 씩씩하게 하면, 지금 보다 더 위로 갈 수 있다, 우리는 힘이 있다"고 했다.
팬들의 열성적인 지지, 응원은 한화의 자랑이다. 대패를 눈앞에 두고 9회 안타 1개가 터져도
|
"팬들에게 죄송하고 감사하다. 지난번 수원경기 때 던지고 내려오는데 관중들이 내 이름 불러줬다. 엄청나게 힘이 됐다. 경기 끝나고 버스 타러 가기 전에 인사 한 번 더하고, 사인 요청이 있으면 정중하게 해 드린다. 우리가 할 수 있는 게 그것 밖에 없다. 지금보다 더 위로 올라가 팬들을 기쁘게 하고 싶다."
장민재는 10일 원정 SSG 랜더스전에 선발 등판한다. SSG, 인천 문학야구장에 좋은 기억이 있다. 통산 24승 중 7승, 14선발승 중 6승을 SSG(SK 와이번스 포함)를 상대로 거뒀다. 또 문학 원정경기에서 4승(1패)을 올렸다. 매년 상대팀 전력, 구성이 달라진다고 해도 기분좋은 기록이다.
민창기 기자 huelva@sportschosun.com
▶ 당신은 모르는 그 사람이 숨기고 있는 비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