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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나유리 기자]팬들의 바람을 허무하게 만들어버리는 역사적인 대패. 롯데 자이언츠에게는 악몽과도 같은 밤이었다.
힘이 빠지는 결과다. 잘 알려져있다시피, 롯데는 올 시즌 이대호가 현역 은퇴를 앞두고 있다. 은퇴 시즌에도 타율, 최다 안타 부문 1-2위를 다툴 정도로 여전히 기량이 좋은 이대호다. 팬들은 그런 이대호의 은퇴를 아쉬워하고 있지만, 당사자인 이대호는 "내 입으로 뱉은 말(은퇴)을 번복하는 일은 없을 것"이라며 단호하게 선을 긋고 있다.
그렇다면 팬들이 바라는 가장 이상적인 작별은 이대호와 멋지게 '시즌 피날레'를 하는 것이다. 이대호 역시도 바라는 장면이다. 그가 꿈꾸는 최고의 마지막은 롯데 자이언츠가 그토록 바라던 우승을 하는 것이다. 롯데의 마지막 우승은 1992년. 벌써 30년이 지난 일이다.
그런데 이 승부수가 허망해지고 말았다. 롯데는 후반기 시작과 함께 KIA와의 홈 3연전에서 싹쓸이 패배를 당했다. 5위와의 순위 격차도 6경기 차로 크게 벌어지고 말았다. 이런 상황에서 23점차 대패는 팬들에 대한 배신과도 같았다. 단순한 1패가 아닌 셈이다. 최대한 빨리 대패의 흔적을 추스리고, 끝까지 최선을 다하는 모습을 보여주는 것이 팬들을 위한 길이다. 롯데와 이대호는 그토록 바라던 '해피 엔딩'을 할 수 있을까.
나유리 기자 youll@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