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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노재형 기자]요즘 메이저리그는 워싱턴 내셔널스 후안 소토 트레이드 문제로 시끄럽다. 메이저리그의 논웨이버 트레이드, 즉 제3구단의 간섭없이 트레이드할 수 있는 마감일은 8월 3일(이하 한국시각)이다.
KBO리그도 논웨이버 트레이드 규정이 존재한다. 마감일은 7월 31일이다. 이날까지 트레이드로 팀을 옮긴 선수는 포스트시즌에 출전할 수 있다. 그러나 25일 현재 트레이드설이 나도는 간판급 선수는 전혀 없다.
올시즌 후 FA 자격이 주어지는 주요 선수를 포스트시즌이 물 건너간 한화 이글스, NC 다이노스, 삼성 라이온즈를 위주로 들여다 봤다. NC 원종현 양의지와 한화 장시환 정도가 트레이드 매물로 나올 수 있는 상황.
불펜이 상대적으로 허약한 SSG 랜더스, 롯데, 두산이 장시환 또는 원종현을 데려올 만하다. 포수가 필요한 롯데라면 양의지를 살 의향이 있다. 한화와 NC는 이들을 내주면서 필요한 포지션에서 유망주 2~3명을 요구할 수 있다. 이보다 효율적인 리빌딩 방법은 없다.
그러나 전제를 단순화한 이런 시나리오도 KBO리그에선 가능성 제로다. 팀의 주력 선수를 리빌딩을 이유로 트레이드로 내보내는 팀은 KBO리그에 없다. 팬들의 엄청난 비난을 감수하는 게 부담스럽고, 성적을 책임져야 할 사장, 단장은 고작 2~3년짜리 임시직이기 때문이다. 내년에 성적을 내야 하는데 이들을 판다는 건 상상할 수 없다. FA 시장에서 놓칠 지언정 지금 트레이드로 내보낼 수는 없는 노릇이다. '후안 소토'를 버린다는 건 배신이다.
장시환의 경우 올해 마무리로 다시 변신해 13세이브, 평균자책점 3.96으로 호투 중이다. 30대 중반의 나이에도 150㎞ 안팎의 빠른 공을 앞세워 재기에 성공했다. 한화가 내년 시즌 포스트시즌에 나가려면 장시환을 붙잡고 있어야 한다. 이게 KBO리그다.
SSG는 지난 겨울 예비 FA 박종훈 문승원 한유섬과 5년에 이르는 연장계약을 해 주목받았다. 이들이 전력의 핵심이라고 보고 FA가 되기 전 장기계약으로 묶어버린 것이다. 전력을 관리하는 선진적 기법이 아닐 수 없다. 트레이드 시장서도 과감히 포기하고 묶는 게 필요하다.
하지만 모기업의 지원 등 태생적 한계가 KBO의 트레이드 시장을 억누르고 있다. 출전 기회를 늘릴 수 있는 팀으로 옮기는 건 선수들, 특히 어린 선수들에겐 바람직한 일인데도 말이다.
노재형 기자 jhno@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