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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노재형 기자]올시즌 양 리그 사이영상은 사실상 확정됐다고 해도 무리가 아니다.
아메리칸리그에서 탬파베이 레이스 셰인 맥클라나한과 시카고 화이트삭스 딜런 시즈가 나란히 1위표 3개를 얻어 2위 그룹을 형성했고, 내셔널리그에서는 LA 다저스 토니 곤솔린이 나머지 1위표 1개를 가져갔다. 차이가 워낙 커 사실 2위가 누군지 따진다는 게 의미가 없을 정도다.
벌랜더는 종아리 통증으로 지난 30일 15일짜리 부상자 명단에 올랐다. 그러나 대세에는 지장이 없다. 24경기에서 152이닝을 던져 16승3패, 평균자책점 1.84, 154탈삼진, WHIP 0.86, 피안타율 0.190을 마크했다. 평균자책점과 WHIP는 양 리그 통틀어 1위고, 아메리칸리그서 다승 1위다. 평균자책점서 유일한 1점대라는 사실 하나만으로도 사이영상은 확정적이다.
알칸타라의 가장 큰 강점은 이닝 소화력이다. 메이저리그 전체에서 가장 많은 185⅔이닝을 투구했다. 2위 필라델피아 필리스 애런 놀라(170⅔)보다 15이닝을 더 던졌고, 4번의 완투도 전체 투수 중 유일하다. 선발 평균 7이닝 이상을 던진 것도 알칸타라 밖에 없다.
하지만 그는 팀 전력이 바닥인 마이애미 소속이라는 이유로 12승 밖에 챙기지 못했다. 내셔널리그 다승 부문 공동 6위에 그치고 있다. 이 부문 1위는 애틀랜타 브레이브스 카일 라이트다. 라이트는 이날 콜로라도 로키스전에서 7이닝 5안타 무실점의 호투로 가장 먼저 시즌 17승(5패)을 거뒀다.
사이영상 선두주자 알칸타라보다 무려 5승을 더 올린 것이다. 하지만 라이트는 이날 모의투표에서 1위표를 한 개도 얻지 못하고 단순 득표자 명단에 이름을 올렸을 뿐이다. 라이트 앞에 뉴욕 메츠 맥스 슈어저와 다저스 타일러 앤더슨이 위치했고, 그 뒤로 애리조나 다이아몬드백스 메릴 켈리가 자리했다.
다시 말해 다승왕 후보가 11승5패, 평균자책점 2.97, 135탈삼진을 올린 켈리와 비슷한 평가를 받았다는 얘기다. 그도 그럴 것이 라이트는 내셔널리그 평균자책점(2.85) 7위, 투구이닝(154⅔) 10위, WHIP(1.13) 13위, 피안타율(0.229) 13위다. 다승 말고는 경쟁력이 없다.
3점대 평균자책점을 기록하고도 20승 이상으로 다승 1,2위에 오른 투수들, 즉 2003년 토론토 블루제이스 로이 할러데이(266이닝, 22승7패, 3.25), 2001년 뉴욕 양키스 로저 클레멘스(220⅓이닝, 20승3패, 3.51) 등은 압도적인 득표율로 사이영상을 수상했다. 에이스면 250이닝 정도는 우습게 던지던 그 시절엔 다승왕, 승률왕이 우대받았다.
라이트가 20년 전 투수라면 '톱3'로 언급됐을 것이다.
노재형 기자 jhno@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