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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나유리 기자]연말이 되면 새해를 맞아 각자 꼭 이루고 싶은 소망을 생각한다. 새 시즌을 준비하는 KBO리그 구단들도 마찬가지. 모든 구단의 소망은 한결같이 우승이지만, 그 간절함의 차이는 조금 다르다. 마지막 우승이 너무 오래 전인, 또 아직 한번도 우승을 해보지 못한 구단들의 사활이 걸린 2023년이다.
롯데 다음으로 마지막 우승이 오래 된 구단은 LG 트윈스다. 1994년 우승이 마지막이다. LG는 올해 정규 시즌 2위를 했다. '2위밖에 못하는 게 아깝다'고 할 정도로 내내 강한 야구를 펼쳤다. 그러나 희망찬가는 가을의 참혹한 실패로 돌아왔다. 플레이오프에서 키움 히어로즈에 패하면서 한국시리즈 진출에 실패했고, '프랜차이즈 스타' 출신인 류지현 감독이 재계약에 실패하는 충격 여파가 찾아왔다.
격동의 가을을 보낸 LG는 신임 염경엽 감독 영입으로 승부수를 띄웠다. 넥센 히어로즈(현 키움 히어로즈), SK 와이번스(현 SSG 랜더스) 사령탑 시절 우승을 아쉽게 놓쳤던 염경엽 감독이지만, 이번에는 구단과 감독의 간절함이 같은 곳을 바라보고 있다.
마지막 우승은 1999년이지만, 성적에 대한 갈증은 롯데, LG보다 한화 이글스가 더 심하지 않을까. 2006년 한국시리즈 준우승 이후 '약체'라는 이미지를 깨끗이 떨쳐내지 못하고 있는 한화는 2019시즌 9위에 이어 최근 3년 연속 꼴찌를 했다. 카를로스 수베로 감독 체제에서 '리빌딩'이라는 확실한 목표 하에 두 시즌을 마쳤고, 좋은 유망주들도 성장했으나 성적이 나지 않으니 다른 성과들도 빛이 바랜 것이 사실이다.
한화는 수베로 감독의 계약 마지막 시즌인 2023시즌까지 감독을 교체하지 않고 가기로 했다. 대신 손 혁 신임 단장을 선임해 적극적인 스토브리그를 보내고 있다. 외부 FA인 채은성과 이태양을 영입했고, 내부 FA 장시환도 잡았다. 계약이 성사되지는 못했지만 '최대어' 양의지에게도 비슷한 조건을 제시하면서 구단의 의지를 읽을 수 있게 했다.
각자의 사정은 조금씩 다르나, 목표는 하나다. 우승에 대한 갈증을 해결하는 팀이 마침내 나올 수 있을까. 특히나 LG, 롯데, 한화는 보유 팬이 많은 팀들이라 호성적이 날 수록 KBO리그 전체 흥행에도 큰 도움이 된다. 오랜 숙원을 이제는 풀 시간이다.
나유리 기자 youll@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