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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A 시장 숨은 승자'에게 김원형 감독이 던진 한마디는?

나유리 기자

기사입력 2023-01-28 20:58 | 최종수정 2023-01-29 07:40


2022 프로야구 한국시리즈 4차전 키움히어로즈와 SSG랜더스의 경기가 5일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렸다. SSG 오태곤
고척=최문영 기자 deer@sportschosun.com/2022.11.05/

1일 인천 랜더스필드에서 SSG와 키움의 한국시리즈 1차전 경기가 열렸다. 8회말 무사 2, 3루에서 1타점 외야플라이 타구를 날린 오태곤이 동료들의 축하를 받고 있다. 인천=송정헌 기자songs@sportschosun.com/2022.11.01/

[스포츠조선 나유리 기자]"올해는 제발 방망이 좀 잘 치자."

아직도 문이 완전히 닫히지 않은 KBO리그 FA 시장. 그중에서도 숨은 승자는 SSG 랜더스에 잔류한 오태곤이다. 'C등급' FA였던 오태곤은 11월이 가기 전에 SSG와 4년 최대 18억원(인센티브 2억원 포함)에 계약을 했다. 타팀의 러브콜도 있었다. 하지만 샐러리캡 한도 문제로 이태양을 놓친 SSG가 오태곤 잔류에 적극적으로 나서면서 오래 끌지 않고 계약이 마무리 됐다. 보상선수가 없는 C등급이지만, 현재까지 미계약자로 남아있는 선수들을 감안했을 때 오태곤은 빠르게 계약을 마무리 하고 마음 편히 새 시즌을 준비할 수 있었다. 어쩌면 조용한 승자다.

지난 25일 미국 플로리다 스프링캠프 출국 전 만난 오태곤은 "너무 남고 싶었는데 구단에서 그래도 좋은 조건으로 잡아주셔서 감사하게 생각한다. 신경 써주신만큼 캠프 가서도 솔선수범으로 움직이고, 제가 중간에서 형들 잘 챙기고 밑에도 잘 이끌어서 작년과 똑같은 성적(우승)을 거둘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다부지게 각오를 다졌다.

물론, '오버'는 금물이다. "사람이 바뀌면 죽는다"고 농담을 하며 웃은 오태곤은 "잘해야겠다는 생각은 항상 가지고 있다. 그래도 오버하면 안된다. 제 스타일대로, 하던대로 열심히 하겠다"고 덧붙였다.

오태곤은 김광현, 최 정, 김강민 등과 함께 '선발대'의 일원이었다. 출국 전 김원형 감독에게 안부 전화를 걸었다. 김 감독은 선수단 본진과 함께 30일 출국한다. 오태곤은 "감독님이 '올해는 방망이 좀 잘쳐라. 그리고 주전 싸움 해라'고 하셨다. 그래서 '감독님 저 매년 주전 싸움 하고 있는데요'라고 답했다"고 웃으면서 "캠프에서는 항상 타격쪽에 신경을 많이 쓴다. 감독님께서 수비는 인정 해주셨으니까 타격을 많이 신경 써야 한다"고 이야기 했다.

내외야 수비가 모두 가능한 '멀티맨'인 오태곤은 올해 새 외국인 타자 기예르모 에레디아가 좌익수를 맡을 가능성이 크다. 최지훈, 한유섬이 각각 주전 중견수, 우익수인 것을 감안하면 올해도 내외야 백업으로 출발할 확률이 높다. 하지만 다양한 활용폭은 다른 선수들이 쉽게 넘보지 못하는 오태곤만이 가지고 있는 최고의 장점이다.

오태곤은 "잘하는 사람이 있지 않겠나. (1루수)전의산도 있고, 저도 있고, 에레디아는 먼저 기회가 주어질거고. 잘하는 사람이 나가는 게 맞다. 그렇게 경쟁을 해야 팀이 시너지가 나서 좋은 팀이 된다고 생각한다"면서 "에레디아에게도 긴장을 시키겠다. 의산이도 잘할 수 있게 많이 도와주겠다. 제가 잘하면 더 좋다"고 선전포고를 했다.

"옛날에는 주전 한 자리를 정말 하고 싶었다. 베스트 라인업이 돼서 주전이 되고 싶었는데, 지금 와서는 그런 욕심은 없다. 그냥 경기만 나갈 수 있으면 좋은 거고, 그 자리에서 충분히 제 역할을 할 수 있지 않나"라는 오태곤은 "팀에 보탬이 되면 그걸로 만족할 수 있다"며 웃었다.


오태곤은 2021시즌 1군 122경기, 2022시즌 130경기를 뛰었다. 물론 대부분 선발 출장보다는 교체 출장 경기가 많았지만, 교체로 거의 모든 경기에 나선다는 것은 그가 '멀티 플레이어'로써 얼마나 가치가 있나를 보여준다. 다만 김원형 감독의 지적(?)대로 2할 중반을 못미치는 타율은 다소 아쉽다. 타격에서도 펀치력을 갖춘만큼 장점이 조금 더 살아난다면 그의 쓰임새는 훨씬 더 다양해질 수 있다.


나유리 기자 youll@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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