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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BC 운명 가를 고척에서의 이틀…이강철호 시간과 싸움 시작됐다[투산 초점]

박상경 기자

기사입력 2023-02-27 13:10 | 최종수정 2023-02-28 11:27


WBC 운명 가를 고척에서의 이틀…이강철호 시간과 싸움 시작됐다[투산 초…
연합뉴스

[투산(미국 애리조나주)=스포츠조선 박상경 기자] 기대엔 못 미쳤다. 그러나 아쉬워할 시간이 없다.

미국 애리조나 투산에서 소집 훈련 일정을 마친 이강철호가 1일 귀국한다. 28일 귀국길에 오르는 이강철호는 미국 LA를 경유, 1일 새벽 인천국제공항에 도착한다. 선수단은 곧바로 KBO가 정한 숙소로 이동해 하루 휴식을 취하고, 2~3일 고척스카이돔에서 이틀 간 훈련 및 연습경기(SSG 랜더스 퓨처스팀)를 치르고 4일 오릭스 버팔로스, 한신 타이거스와 두 차례 평가전이 열리는 일본 오사카로 출국한다. 일본에선 5일 오릭스 2군 구장에서 한 차례 훈련 뒤, 6일 오릭스전, 7일 한신전을 치르고 신칸센으로 WBC(월드베이스볼클래식) 본선 1라운드가 펼쳐지는 도쿄로 이동, 8일 공식 훈련을 갖고 9일 호주와 첫 경기를 치른다.

귀국 후 제대로 활용할 수 있는 시간은 단 이틀이다. 귀국 당일엔 장거리 이동 및 시차 적응 탓에 정상적인 훈련 소화가 불가능하기에 휴식으로 보낼 수밖에 없다. 2일 고척스카이돔에서 한 차례 훈련, 3일 SSG와의 연습경기가 사실상 WBC를 위한 마지막 점검 무대다.

일본에선 실전 모드가 가동된다. 연습경기 외에도 오사카, 도쿄에서 각각 1차례 훈련 기회가 있으나, 대회가 임박한 상황에서 실전에 모두 초점이 맞춰질 수밖에 없고, 대표팀이 의도한 여건 속에서 훈련할 수 있다는 보장도 없다. 이 감독은 "일본에선 (오릭스, 한신전을 치르며) 본선 운영과 같은 방식으로 경기를 치를 생각"이라고 밝힌 바 있다.

지난 15일 투산에 소집된 대표팀은 컨디션 정비 위주의 훈련과 4번의 연습경기를 치렀다. 하지만 예년과 달리 잦은 비와 추위까지 몰려온 투산의 기후 탓에 완벽한 훈련을 소화하지 못했다. 27일엔 LG 트윈스와 치르기로 했던 마지막 연습경기 일정이 비로 취소됐다. 야수들이 일찌감치 컨디션을 끌어 올리며 맹타를 휘두르고 있는 반면, 투수들은 이른 실전에 맞춰 투구 이닝 수 끌어 올리기에 박차를 가하고 있으나 좀처럼 성과를 거두지 못하고 있다. 타자보다 투수 컨디션에 큰 영향을 받는 단기전, 국제대회 특성상 좋은 징조는 아니다. 이강철 대표팀 감독과 선수단 모두 조급하긴 마찬가지. 이 감독이 27일 LG전 취소 뒤 자율훈련을 지시한 가운데, 대표팀 투수진은 곽 빈(두산 베어스)을 제외한 나머지 14명의 투수가 불펜 투구에 나섰다. 투수 최고참 양현종(KIA 타이거즈)은 스프링캠프 기간 불펜 투구 수로는 드문 60구를 던지기도.

대표팀과 KBO 모두 바쁘게 움직이고 있다. 이 감독은 코치진과 협의해 투산에서 일찌감치 고척에서의 훈련, 경기 운영 계획을 짠 상태. 특히 SSG전에선 소속 투수들이 아닌 대표팀 선수들이 마운드에 올라 경기를 치르기로 합의했다. 고척스카이돔 시설을 최대한 활용해 몸을 끌어올린다는 계획. KBO는 대표팀 이동 하루 전인 27일 투산에 화물차를 불러 대부분의 짐을 경유지인 LA로 옮겼다. 선수단 이동 시 피로를 가중시킬 수 있는 요소를 일찌감치 제거해 조금이나마 체력적 부담을 덜어주기 위함이다.

완벽했다면 더할 나위 없이 좋았을 준비. 국제무대에서의 변수는 어제 오늘의 일이 아니다. 주어진 여건 속에서 최상의 답을 찾는 게 중요하다. 잠시 국내로 돌아올 이강철호의 지혜, 단합된 힘이 필요한 시간이다.


투산(미국 애리조나주)=박상경 기자 ppark@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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