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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김영록 기자] 오랫동안 꿈꿔온 감격의 순간. 오타니 쇼헤이(LA 에인절스)의 시선은 이미 다음 대회를 향하고 있었다.
오타니의 이도류로 시작해 오타니의 삼진으로 끝난 대회였다. 반면 2009년 우승의 주역이자 헹가래 투수였던 다르빗슈 유(샌디에이고 파드리스)에겐 씁쓸함이 남는 대회였다.
다르빗슈는 이번 대회 3차례 등판했다. 첫 경기였던 한국전에선 양의지에게 투런포, 이정후에게 적시타를 허용하며 1이닝 3안타 3실점(2자책)으로 부진했다. 이날 한국이 따낸 4점 중 3점이 다르빗슈를 상대로 한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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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어 "(젊은 선수들이)나를 부담스러워하는 부분이 있었다. 대회가 진행되면서 즐기는 분위기가 됐다. 팬들 앞에서 야구를 즐겁게 하면서도 좋은 결과를 보여드릴 수 있어 기쁘다. 덕분에 승리할 수 있었다"면서 "14년전에는 정말 말도 못하게 흥분했었는데, 오늘은 감개무량한 기분이었다. 마지막 순간 엄청난 대결이 성사됐지만, 오타니가 삼진 잡을거라고 믿고 있었다"는 속내도 전했다.
다르빗슈는 이번 대회를 앞두고 샌디에이고와 6년 연장 계약을 맺었다. 과거 "37세가 되면 은퇴하겠다"고 단언했던 자신의 말을 뒤집은 것. 그만큼 앞으로의 기량에 자신감이 붙었다는 뜻이다.
하지만 우승의 순간, 오타니의 말에는 다르빗슈조차 울컥할 수밖에 없었다.
"우승하고 나서 오타니가 '3년 후에 또 봐요'라고 하더라. 이 무대에 다시 설 수 있도록, 그때까지 분발하겠다."
김영록 기자 lunarfly@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