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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척=스포츠조선 권인하 기자]LG 트윈스 선수들은 '순둥이'들이다. 열심히 야구를 하지만 튀는 행동을 하는 선수가 없다. 좋은 선수들이지만 가끔은 강한 투지가 보이지 않는 듯 하기도 하다. 외국인 선수들도 그랬다. 하나같이 착한 선수들이 왔다.
특히 4일 경기에선 남다른 투지를 선보였다. 1-0으로 앞선 4회초 무사 1루서 좌중간 안타를 친 오스틴은 키움 중견수 김준완이 3루로 뛰는 김현수를 잡기 위해 유격수에게 던졌고, 오스틴은 그사이 2루까지 달렸다. 그리고 곧이은 오지환의 우전안타 때는 홈으로 쇄도해 득점에도 성공했다. 그런데 이때 김민호 3루 주루코치가 오스틴에게 스톱 사인을 냈었다. 키움 우익수 이형종의 송구 능력을 잘 알고 있었기 때문. 아직 무사였기에 무리하지 않으려 했다. 하지만 오스틴은 스톱사인을 무시하고 뛰어 득점까지 했다. 오스틴은 "타자가 안타를 쳤으니 득점을 위해서 뛰었다"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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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스틴은 애리조나 전지훈련 때부터 LG의 외국인 타자 흑역사를 잘 알고 있었다. 그것을 깨고 싶다는 마음이 부담으로 작용해 시범경기에서 부진했다고. 오스틴은 "내가 그 외국인 타자 저주를 끊고 싶다"고 했다.
지금같은 좋은 모습에 팀의 분위기를 띄우는 투지까지 보여준다면 더이상 외국인 실패라는 말은 나오지 않을 듯 하다.
고척=권인하 기자 indyk@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