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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원=스포츠조선 권인하 기자]의외의 선수가 활약할 때의 짜릿함은 이루 말할 수가 없다.
2군으로 내려간 강효종을 대신해 선발 기회를 얻은 이지강은 당초 이날 김윤식의 등판일이었으나 김윤식에게 조금 더 휴식을 주기 위해 등판을 미루면서 일찍 선발로 나서게 됐다.
이지강은 지난해 시즌 막판인 10월 6일 광주 KIA 타이거즈전서 데뷔 첫 선발 등판을 해 5이닝 5안타 1실점의 좋은 피칭을 선보인 바 있다. 올시즌엔 중간으로 두차례 등판한 적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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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회말은 불안했다. 선두 손아섭의 빗맞힌 타구를 이지강이 직접 잡았으나 곧바로 1루 송구를 하지 못해 내야안타를 허용했다. 2번 서호철을 유격수앞 땅볼로 처리해 선행 주자를 잡아냈으나 3번 박민우 타석 때 패스트볼로 주자를 2루에 보냈고, 볼넷을 허용해 1사 1,2루의 위기를 맞았다. 4번 박건우의 좌중간 안타로 첫 실점을 했다. 그런데 중견수의 송구가 커트맨인 유격수 오지환에게 제대로 오지 못하고 마운드까지 굴러갔고 그사이 1루주자였던 박민우까지 홈을 밟아 0-2가 됐다. 첫 선발 등판이라 긴장했을 1회에 아쉬운 수비 플레이가 나와 이지강의 멘털이 흔들릴 수도 있었다. 하지만 이지강은 5번 김성욱을 3루수앞 병살타로 잡아내 1회를 마쳤다.
2회말엔 윤형준에게 몸에 맞는 볼을 내줬지만 무안타 무실점으로 끝냈고, 3,4회는 삼자범퇴로 처리하며 안정감을 보였다. LG는 2회초와 3회초에 각각 1점씩을 뽑아 2-2 동점을 만들며 이지강에게 힘을 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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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구수가 69개여서 6회에도 나오지 않을까 했지만 염 감독은 박명근을 올려 불펜을 가동했다. LG는 이후 7회초 3점을 뽑아 5대3으로 승리하며 3연패에서 탈출했다. 이지강의 초반 호투가 팀 분위기를 바꾸는데 큰 역할을 했다. 도망가지 않고 당당하게 맞붙는 공격적인 피칭이 인상적이었다.
당초 염 감독은 7일 잠실 두산 베어스전엔 이지강이 아닌 다른 투수를 준비시킨다고 밝혔다. 하지만 이날 이지강이 좋은 피칭을 함으로써 마음이 바뀌었을 가능성이 엿보인다. 투구수가 적었는데도 일찍 바꾼 것이 나흘 휴식 후 7일 등판을 염두에 뒀을 수도 있다.
창원=권인하 기자 indyk@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