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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원=스포츠조선 정재근 기자] 난생처음 보는 1루 견제 동작. 결정적인 순간에 상대 팀 감독의 흔들기가 시작됐다. 하지만 소용없었다. 1루 주자를 꼼짝 못 하게 만든 견제는 계속됐다. 타자를 헛스윙 삼진으로 잡은 투수는 보란 듯이 포효했다.
KIA 타이거즈의 새 외국인 투수 마리오 산체스가 다소 '충격적인' 모습으로 데뷔전 승리를 거뒀다.
이날 데뷔전을 치른 산체스는 베네수엘라 출신으로 미국 마이너리그에서 10시즌을 뛴 후 타이완으로 리그를 옮겨 퉁이 라이온즈에서 10경기에 등판 8승 1패 평균자책점 1.44를 기록했다.
타이완리그 전반기 다승과 평균자책점에서 1위를 기록한 산체스는 방출된 메디나의 대체용병으로 7일 선수단에 합류해 이틀 만에 선발로 마운드에 올랐다.
첫 투구부터 생소했다. 산체스는 마운드 투구판 1루 쪽 끝을 밟은 채 공을 뿌렸다. 이렇게 극단적으로 투구판 끝을 밟는 투수는 보기 힘들었기 때문에 KT 타자들도 당황할 수밖에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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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회에는 선두타자 박병호를 루킹 삼진으로 잡은 후, 장성우마저 헛스윙 삼진으로 돌려세웠다. 장성우는 산체스가 1구를 이중 키킹으로 투구하자 타격 자세도 취하지 못하며 황당해했다. 산체스는 집요하게 바깥쪽 승부를 펼쳤고 4구 만에 헛스윙 삼진으로 물러났다. 이어 이호연을 2루 땅볼로 처리하며 이닝을 마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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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판진의 주의 이후 산체스의 이중 키킹이 더는 나오지 않았다. 그럼에도 산체스의 위력적인 피칭은 계속됐다. 4회 김민혁과 김상수를 연속 내야 땅볼로 처리한 후 황재균에게 좌익선상 2루타를 허용했지만 박병호를 헛스윙 삼진으로 잡아내며 4회도 무실점으로 마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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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이닝을 단 70구로 막은 산체스는 6회에도 마운드에 올랐다. 2사 후 김상수가 우전안타로 출루했고 황재균이 타석에 들어섰다. 산체스의 기상천외한 견제 동작, 이강철 감독이 이번엔 그냥 넘어가지 않았다. 이 감독은 산체스의 동작에 대해 강력하게 항의했지만 심판진은 이 감독의 항의를 받아들이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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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회에도 마운드에 오른 산체스는 박병호를 2루 땅볼로 잡은 후 장성우에게 중전안타를 허용한 뒤 이호연 타석 때 마운드를 최지민에게 넘겼다. 산체스는 단 88개의 공으로 6⅓이닝 5안타 무4사구 10탈삼진 1실점의 놀라운 데뷔전을 만들어 냈다. 최고 147㎞의 직구를 43개를 던졌고, 슬라이더 20개, 커터 12개, 커브 6개, 체인지업 5개, 투심 2개를 섞어 KT 타자들을 요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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