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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원=스포츠조선 권인하 기자]"승운 좋은 투수보다 이닝 많은 투수가 더 좋다."
전반기 7승이다. 5승을 기록 중인 레전드 에이스 양현종보다 많은 팀내 최다승 투수다. 하지만 아직 그에게 에이스라는 칭호를 붙여주지 않는다. 막아내는데 불안함을 지울 수 없기 때문. KIA 타이거즈의 3년차 왼손 선발 이의리 얘기다.
표면적인 성적은 좋았다. 안타를 3개만 내줬고, 볼넷도 2개에 그쳤다. 하지만 불안불안했다.
1회초 2점을 뽑아 앞서나갔지만 이의리는 1회말 볼넷과 실책으로 2사 1,2루, 2회말 2루타로 1사 2루, 3회말에도 2루타로 무사 2루, 5회말엔 안타와 볼넷, 폭투로 2사 2,3루 등 4회를 제외하곤 모두 득점권 위기 속에서 던져야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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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다보니 투구수가 많았다. 5회까지 99개의 공을 뿌렸고, 6회부터 불펜진이 투입됐다. 다행히 불펜이 KT 타선을 잘 막아냈고, 추가 득점이 나오며 7대0의 완승을 거뒀다.
KIA 김종국 감독은 "이의리가 승운이 있는 투수다"라며 "어렵게 가지만 벌써 7승을 올렸다"라고 말했다.
이의리에게 아쉬운 점은 이닝 소화력이다. 이닝당 투구수가 20.3개에 이른다. 경기당 평균 투구 이닝수도 4⅔이닝에 그친다. 원인은 역시 제구력이다. 볼이 많다. 73이닝 동안 볼넷이 무려 62개였다. 현재 KBO리그에서 가장 많은 볼넷을 내줬다.
이닝 수가 적어도 승운이 있는 투수와 승운이 별로 없어도 이닝을 많이 소화해주는 투수 중 감독은 누굴 더 선호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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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 감독은 "승리 투수가 되지는 못하더라도 선발이 많이 던져주면 뒤에 선수들이 이길 확률이 높다. 이닝이 적으면 중간 투수들에게 과부하가 걸린다. 계산이 안선다고 할까. 이닝을 많이 던져주면 이후 경기 운영에 계산이 선다"라면서 "거기에 승까지 반타작 정도만 올려주면 더 좋긴 하겠다"라며 웃었다.
올시즌 경기당 이닝 수가 가장 많은 투수는 KT의 고영표다. 경기당 6⅓이닝을 던졌다. 키움 히어로즈 안우진과 아리엘 후라도, 최원태와 두산 베어스 라울 알칸타라, 삼성 라이온즈의 데이비드 뷰캐넌과 원태인, LG 트윈스 아담 플럿코 등이 평균 6이닝씩을 소화했다.
KIA에서 가장 많은 이닝을 소화한 투수는 양현종이다. 경기당 5⅔이닝을 소화했다. 이번에 이별한 숀 앤더슨이 5⅓이닝을 던졌다.
수원=권인하 기자 indyk@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