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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스포츠조선 김영록 기자] 롯데 자이언츠 한동희의 추락에 끝이 없다. 바다 밑에 심연이 있는 모양새다. 팬들은 물론 이제 야구선배인 해설진들조차 안타까움을 넘어 답답한 속내를 숨기지 않고 있다.
나지완 해설위원은 "경기 초반이고 스코어링포지션인데 어이없는 실책이 나왔다. 먼저 확실하게 잡고 3루 베이스를 찍어도 될 거 같은데 너무 서둘렀다"고 평했다. 이날 한동희는 삼진 포함 2타수 무안타를 기록했고, 7회 대타 박승욱으로 교체됐다.
장면2. 29일 KIA전 4회말 수비. 선발 이인복이 위태로운 대로 무실점 투구 중이었다. 안타와 볼넷으로 무사 1,2루의 위기. KIA 소크라테스가 1루쪽 땅볼을 쳤다. 1루수 한동희가 다소 늦은 타이밍에 앞으로 대시했고, 타구는 그의 글러브 아래로 빠져나갔다. 선취점을 내주고, 무사 2,3루가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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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용택 해설위원은 "(한동희가)순간적으로 들어갈까말까 고민했다. 결정적인 실책"이라고 단언했다. 이어 한동희의 타석에서도 "수비도 공격도 아쉽다. OPS(출루율+장타율)가 규정타석 채운 타자들 중에 최하위"라고 설명했다. 이날은 병살타 포함 3타수 무안타였다.
수비 위치가 3루에서 1루로 바뀌었을 뿐, 이틀 연속 한동희의 실책으로 경기가 터져버렸다. 5회초에는 선두타자 노진혁이 살아나간 무사 1루에 타석에 들어섰다. 날카로운 파울타구를 날렸지만, 결과는 6-4-3 병살타였다. 롯데팬들 사이에선 이제 원망의 탄성이나 욕설보단 허탈한 웃음만 흘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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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시즌 타율 2할1푼1리(246타수 52안타) OPS 0.561. 규정타석을 채운 49명의 타자들 중 타율도, OPS도 최하위다. 시즌초 타격폼 변화로 슬럼프를 겪었지만, 이젠 거론할 시기를 지났다. 원래의 타격폼으로 돌아온지도 3개월이 지났다.
이미 2군도 한번 다녀왔다. 2군에선 8경기를 뛰며 홈런 1개 포함 타율 3할7푼9리(29타수 11안타)를 쳤다. 2군 타격감 조율은 의미가 없는 레벨의 선수다.
3시즌 연속 평균 OPS가 0.8을 넘겼고, 3년간 48개의 홈런을 쳤다. 이대호 없는 올시즌에 본격적으로 날아오르길 기대했건만, 날개꺾인 새 신세다. 공격도 수비도 총체적 난국이다.
지난 6월 15일 1군에 복귀한 뒤로 한동희의 타격 성적은 타율 1할7푼2리, 같은 기간 팀 성적은 10승19패다. 부진한 타격 뿐 아니라 9개의 수비 실책이 끼친 영향력도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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좌완 선발투수가 올라오는 날처럼 '한동희가 잘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주겠다는 속내도 전했다. 많은 노력이 하나로 모여 다시 잘하기만 기다린다는 설명. 롯데의 기다림과 인내심은 보답받을 수 있을까.
광주=김영록기자 lunarfly@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