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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스포츠조선 박상경 기자] 동점을 넘어 역전까지 노려볼 수 있었던 찬스, 한 순간의 사인미스로 허무하게 날아갔다.
18일 광주 기아챔피언스필드에서 열린 키움 히어로즈와 KIA 타이거즈 간의 주중 3연전 마지막 경기. 1-2로 뒤지던 키움은 6회초 역전 찬스를 잡았다. 선두 타자 김동헌이 KIA 3루수 김도영의 송구 실책으로 출루한 데 이어, 리드 오프 이용규가 중전 안타를 만들며 무사 1, 2루가 됐다. 김혜성까지 좌전 안타를 쳤다.
그런데 1루 주자였던 이용규가 김동헌 옆에 섰다. 2루를 돌아 3루로 향하는 시점에서 박 코치의 사인이 나왔으나, 이를 미처 보지 못한 것. 김동헌보다 빠른 발을 갖고 있는 이용규였기에 사인이 나온 시점에서 이미 3루에 거의 도착한 것이었다. KIA 내야진은 잠시 어리둥절하다 곧바로 런다운 상황임을 인지, 협살에 들어갔다. 이용규는 2루로 향하다 다시 3루로 돌아가며 타자 주자 김혜성이 2루에 안착하도록 도울 수밖에 없었다.
무사 만루에서 1사 2, 3루로 바뀐 상황. 키움은 도슨이 삼진, 김휘집이 유격수 뜬공에 그치면서 무득점에 그쳤다. 제구 불안 속에서 호투하던 장재영은 6회말 2사후 소크라테스 브리토에 우월 솔로포를 허용하면서 격차는 더 벌어졌다.
지난해까지 5년 연속 가을야구에 진출했던 키움. 끈끈한 응집력과 찰나의 집중력을 앞세워 승리를 쌓아왔다. 그런데 올 시즌엔 외국인 선수 부진과 이정후의 시즌 아웃 등 변수 속에 최하위로 굴러 떨어졌다. 일찌감치 리빌딩을 택한 가운데, 매 경기 어려운 승부를 펼치고 있다. 15일 KIA에 8-0으로 앞서다 추격 당한 끝에 9대6으로 진땀승을 거뒀고, 16일엔 실책 3개를 쏟아내며 3대11로 졌다. 위닝-루징 시리즈 갈림길에서 치른 17일엔 하지 말아야 할 실수까지 나왔다.
거듭되는 부진 속에 그동안 어렵게 쌓아온 색깔까지 잃어버리는 게 아닌가 우려스러운 장면이었다.
광주=박상경 기자 ppark@sportschosun.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