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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산=스포츠조선 김영록 기자] "나랑 같은방 쓰는 거 알지? 새벽같이 일어나서 박성한(SSG)이랑 김형준(NC) 미숫가루 타야된다. 장비도 들어주고. 내가 올림픽 때 그랬거든(박세웅)."
포수로도 못한 태극마크를 달고 마운드 위에서 던진다. 9월말 개막하는 항저우아시안게임, 류중일 대표팀 감독의 선택을 받고 12명 뿐인 투수 엔트리에 당당히 이름을 올린 롯데 자이언츠 나균안 이야기다.
7일 만난 나균안의 표정은 밝았다. 전날 삼성 라이온즈전에서 6이닝 1실점으로 잘 던졌다. 내야진의 실책에도 흔들리지 않는 평정심이 눈부셨다. 최근 8경기 연속 승리가 없지만, 8~9월 컨디션은 확실히 상승세다. 이 기세대로라면 항저우에서도 호투 예약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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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구보다도 투구 밸런스에 문제가 있었다. 볼넷 주는 과정이 너무 안 좋았다. 안 맞으려고 피하다 주는 경우가 많았다. 지금은 힘쓰고 싶은 포인트에서 딱딱 공을 때릴 수 있다. 바디 밸런스가 맞으니 스트라이크도 잘 들어간다. "
아시안게임에 대한 속내는 조심스러웠다. 대표팀이 소집되는 23일 전까지 롯데에 최선을 다할 예정. 아시안게임이 끝나고 돌아오면 정규시즌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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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도중 박세웅이 "여기 대만전 선발이 있네"라며 난입했다. 그는 대표팀에 몇 안되는 군필자들을 자신들이 앞장서서 챙겨야한다고 강조했다. "너 나랑 같은방 쓴다"며 도망가지 말라는 뜻도 피력했다.
전날 삼성전 투구수는 115개. 투수 전향 이래 최다 투구수였다. 코치진의 만류에도 "6회까진 내가 막겠다"고 자청했다고. 자신이 불펜으로 뛰던 시절 선발이 일찍 무너지면 고생했던 기억을 떠올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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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균안은 "우리 팀이 끝까지 갈 수 있는 힘을 주고 싶다. 김상수 선배님, 구승민 형이 '절대 포기하지마라. 우린 한 팀이다. 우리가 못하면 타자들이 도와줄거다. 타자들이 안좋으면 우리가 도와야한다'는 얘길 많이 해주신다"면서 "선배들의 격려 덕분에 투수조 분위기는 괜찮다. 절대 위축되지 않으려고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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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골탈태의 공은 장인어른과 아내에게 돌렸다. 말그대로 야구에 집중할 수 있도록 도와준다고. 나균안은 "자리 있으면 가운데만 앉는다. 금메달 따야하니까. 아내의 내조에 금메달로 보답하겠다"고 거듭 강조했다.
울산=김영록기자 lunarfly@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