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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항저우(중국)=스포츠조선 김영록 기자] '마이너리거 7명'만이 문제가 아니었다. 한국은 예전과는 달라진 '대만야구'의 총체적 힘에 당황했고, 무너졌다.
이날 한국 패배의 중심에는 대회 전부터 주목받던 린위민(애리조나 더블A)이 있었다. 2003년생, 20세 투수의 파릇파릇한 불꽃투가 한국 타선을 압도했다. 린위민을 상대로 안타를 친 한국 선수는 윤동희, 최지훈(이상 2개) 뿐이다. 1m77의 크지않은 키에서 뿜어져나오는 150㎞가 넘는 직구로 한국 타자들을 찍어눌렀다.
경기 막판 마무리로 나선 류즈룽(24·보스턴 더블A), 리드오프 정쭝저(22·피츠버그 더블A) 역시 좋은 활약을 보였다. 한국은 대표팀 훈련 때 시종일관 린위민의 영상을 보는 등 대만 마이너리거들에 대해 적지않은 준비를 했지만, 예상보다 그들의 기량이 더 뛰어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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류중일 감독은 문동주를 선발로 출격시키고, 박세웅-박영현 등을 대기시키며 힘대힘의 승부를 걸었다.
'대만 최고 거포' 린안커(26·퉁이)는 한국 투수들의 직구를 두려워하지 않았다. 양 팀 통틀어 가장 강렬한 스윙을 보여줬다.
1회초 문동주는 선두타자 2루타의 충격을 수습해가던 중이었다. 특히 1사3루에서 린리를 삼진처리하며 기세를 올렸다. 린안커에게도 자신만만한 승부를 걸었지만, 우중간을 가르는 1타점 3루타를 얻어맞았다. 린안커는 3회초에도 3루수 노시환 쪽 안타로 추가점의 시발점이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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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 후 류중일 감독도 이 같은 현실을 인정했다. 류 감독은 "상대 투수가 워낙 잘 던졌다. 공이 정말 좋았다. 직구도 150㎞가 넘고 변화구까지 빠르니까 따라가질 못했다", "대만 선수들이 마이너리그에서 공부를 잘해온 것 같다"면서 애써 패배의 충격을 다스리는 모습이었다. 이어 "대만 타자들이 전에는 변화구에 스윙이 나오는 경우가 많았는데, 오늘은 속지를 않더라. 수비도 전체적으로 약했었는데, 오늘 보니 탄탄해진 느낌이었다"며 한숨을 쉬었다.
항저우(중국)=김영록기자 lunarfly@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