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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쿠에바스만 바라봐야 하나" 사령탑 한숨 지운 대체 선발 쾌투, 추격 떨던 KT를 구했다[수원 리포트]

박상경 기자

기사입력 2023-10-04 21:56 | 최종수정 2023-10-05 00:00


"쿠에바스만 바라봐야 하나" 사령탑 한숨 지운 대체 선발 쾌투, 추격 떨…
2023 KBO리그 KT 위즈와 KIA 타이거즈 경기가 4일 수원 KT위즈파크에서 열렸다. KT 이선우가 역투하고 있다. 수원=박재만 기자pjm@sportschosun.com/2023.10.04/

[수원=스포츠조선 박상경 기자] "이러다 쿠에바스만 바라보고 하게 생겼다(웃음)."

KT 위즈 이강철 감독. 가을야구 준비에 여념이 없을 시기지만, 얼굴엔 수심만 가득하다.

시즌 막판 다시 고개를 내민 부상 악령 탓. 엄상백이 정규시즌 남은 일정 복귀 여부가 불투명한 가운데 외국인 투수 웨스 벤자민마저 컨디션 난조로 지난달 말부터 마운드에 서지 못하고 있다. 이런 가운데 3일 수원 KIA 타이거즈전에서 호투하던 토종에이스 고영표가 오른팔에 타구를 맞았다. 이 감독은 "타구에 맞는 순간 가슴이 철렁했다. (검진 결과) 뼈엔 이상이 없다고 한다. 부러지지 않은 게 다행"이라고 가슴을 쓸어 내리면서 "일단 붓기가 가라 앉아야 한다. 하루 정도는 더 상태를 지켜봐야 한다"고 밝혔다.


"쿠에바스만 바라봐야 하나" 사령탑 한숨 지운 대체 선발 쾌투, 추격 떨…
2023 KBO리그 KT 위즈와 KIA 타이거즈 경기가 4일 수원 KT위즈파크에서 열렸다. KT 이선우가 숨을 고르고 있다. 수원=박재만 기자pjm@sportschosun.com/2023.10.04/
포스트시즌 진출이 유력한 상황에서 잇달아 불거지고 있는 변수. 단기전에서 절반 이상의 역할을 하는 선발진의 흔들림에 사령탑의 마음이 편할 리 없다. 이 감독은 "이러다 (포스트시즌엔) 쿠에바스만 바라보고 야구 하게 생겼다"고 쓴웃음을 지었다.

이어진 KIA와의 더블헤더 1차전. KT는 선발 배제성이 5⅓이닝 동안 볼넷 7개를 쏟아내며 7실점하며 2대10으로 패했다. 2차전은 대체 선발 이선우(23)가 등판하는 순서. 앞서 1군 21경기에서 선발과 불펜을 오가며 32⅔이닝을 던져 승리 없이 2패, 평균자책점 4.41에 그쳤던 그가 더블헤더 1차전에서 13안타로 10득점을 만들어낸 KIA 타선을 막아내기엔 쉽지 않아 보였다. 1차전 패배로 3연패가 된 KT지만, 선발진 구멍에 달리 방도가 없었다. 더블헤더 2차전이 갑자기 쏟아진 장대비로 예정보다 1시간8분 늦게 시작되는 변수까지 이어졌다.


"쿠에바스만 바라봐야 하나" 사령탑 한숨 지운 대체 선발 쾌투, 추격 떨…
2023 KBO리그 KT 위즈와 KIA 타이거즈 경기가 4일 수원 KT위즈파크에서 열렸다. KT 이선우가 KIA 박찬호를 향해 미안한 마음을 표하고 있다. 수원=박재만 기자pjm@sportschosun.com/2023.10.04/
이선우는 놀라운 호투로 시름에 잠겨 있던 이 감독을 웃음 짓게 만들었다. 1회초를 삼자 범퇴로 막아낸 뒤 2회초 2사후 연속 안타로 2, 3루 실점 위기를 맞았지만, 김태군을 삼진으로 돌려세우며 마지막 아웃카운트를 채웠다. 3회 역시 연속 안타 허용 뒤 침착하게 땅볼을 유도하면서 무실점 피칭을 이어갔다. 최근 침체됐던 KT 타선도 1회 1점, 3회 2점을 만들면서 이선우의 어깨를 가볍게 했다.

이선우는 4회초 선두 타자 소크라테스에 솔로포를 내준데 이어, 연속 안타와 진루타로 다시 1점을 내주면서 동점 위기에 몰렸다. 이선우의 흔들림을 간파한 KIA는 대타 한준수 카드를 내밀며 승부수를 던졌다. 하지만 이선우는 한준수를 유격수 병살타로 돌려세우면서 기어이 동점을 막았다. 1루측 KT 응원석에선 "이선우!" 함성이 메아리쳤다. 4⅔이닝 7안타(1홈런) 1볼넷(1사구) 1탈삼진 2실점. 아웃카운트 1개가 모자라 승리 요건을 채우진 못한 게 못내 아쉬웠다.


"쿠에바스만 바라봐야 하나" 사령탑 한숨 지운 대체 선발 쾌투, 추격 떨…
2023 KBO리그 KT 위즈와 KIA 타이거즈 경기가 4일 수원 KT위즈파크에서 열렸다. KT 이선우가 역투하고 있다. 수원=박재만 기자pjm@sportschosun.com/2023.10.04/
이선우의 역투를 발판 삼아 KT는 KIA에 3대2로 이기면서 3연패 탈출에 성공했다. 이날 SSG에 덜미를 잡힌 NC와의 승차도 3경기로 벌리면서 플레이오프에 직행할 수 있는 2위 자리도 보다 공고히 할 수 있게 됐다.


만년 꼴찌 설움을 떨치고 강자로 거듭난 KT. 위기 때마다 빛을 발한 언성 히어로와 원팀의 힘이 만들어낸 결실이다. 또 다시 가을의 마법을 꿈꾸는 KT에 또 한 명의 언성 히어로가 탄생했다.


수원=박상경 기자 ppark@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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