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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공항=스포츠조선 권인하 기자]"1루심이 아웃할 때까지 끝까지 1루를 밟고 있었다."
문보경은 LG 트윈스에서 주전 3루수였다. 하지만 대표팀에선 3루수 자리를 노시환에게 주고 자신은 1루수로 나섰다. 아무래도 낯설 수밖에 없었지만 문보경은 첫 경기 홍콩전부터 대만과의 결승전까지 1루 자리를 지켜냈다. 크게 어렵지는 않았다고. "타구 잡는 것은 3루와 1루가 각도만 다를 뿐 큰 어려움은 없었다. 다만 우리 야수들의 어깨가 좋다보니 처음엔 송구가 강하게 날아와 살짝 어려웠는데 훈련을 계속하면서 적응이 됐다"는 문보경은 일본전서 2-0으로 앞선 9회초 선두 타자의 유격수앞 땅볼 타구 때 유격수 김주원의 원바운드 송구를 잡았다가 놓친 적이 있었다. 원바운드 송구라 김주원의 실책으로 기록됐지만 미트에 들어갔다가 나와 아쉬움이 컸다. 이후 안타가 나와 무사 1,2루의 위기에 몰렸던 한국은 다행히 무실점으로 막으며 승리를 지켰다.
문보경은 "충분히 잡을 수 있었는데 미트에 들어갔다가 나와 미안했다. 그때 경기 끝나고 (박)해민이 형한테 전화와서 '정신 차려라'는 전화도 받았다"며 웃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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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주원의 희생플라이 때 슬라이딩으로 선취 득점이자 결승득점을 했다. "그정도 타구면 여유있게 들어가야 하는데 홈으로 뛰면서 왜이렇게 안나가지 하는 생각을 했었다. 내가 달리기가 느렸던 것 같다"며 웃었다.
9회말 1사 1,2루서 2루수 김혜성의 송구를 잡아 마지막 우승 카운트를 잡아낸 문보경은 "사실 전광판에 공이 겹쳐서 순간적으로 잘 보이질 않았다"라며 아찔한 순간이었다고 했다. 다행히 공을 잡을 수 있었다고. 비하인드 스토리 하나 더. 그 짧은 순간 문보경은 1루심이 손을 드는 것까지 확인했다. 문보경은 "이번 대회가 비디오판독이 없기 때문에 혹시나 내가 먼저 뛰어나가서 세이프가 되면 안된다는 생각을 했다. 그래서 끝까지 1루를 밟고 1루심이 아웃 제스처를 하는 것을 보고 뛰어 나갔다"면서 "진짜 이겼구나. 우리가 우승이구나하는 생각에 그냥 글러브를 던져버렸다"며 또 웃었다.
그의 첫번째 태극마크였다. "생각보다 더 긴장되고 가슴에 태극마크가 무겁게 느껴질 때도 있었고 리그와는 달리 더 잘해야겠다는 생각이 더 컸다"는 문보경은 "누구 한명이 아니라 전부 고생해서 좋은 결과를 만들어 낸 거라 정말 좋았던 것 같다"라고 소감을 말했다.
문보경이 중국에 있는 사이 소속팀 LG가 정규시즌 우승을 했다. "솔직히 말하면 여기에 집중하느라 팀 우승엔 신경을 못썼다. 이제 팀에 돌아가면 느낄 수 있을 것 같다"고 말한 문보경은 "한국시리즈에서도 좋은 결과가 나오면 좋겠다"라고 아시안게임에 이은 두번째 우승을 바랐다.
인천공항=권인하 기자 indyk@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