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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인왕 유력 후보, 그런데 스스로는 "50점"이라니…KIA 윤영철이 돌아본 2023시즌, 그리고 다짐[광주 인터뷰]

박상경 기자

기사입력 2023-10-11 16:45 | 최종수정 2023-10-12 00:00


신인왕 유력 후보, 그런데 스스로는 "50점"이라니…KIA 윤영철이 돌아…
2일 인천 SSG랜더스필드에서 열린 SSG-KIA 전. 3회 실점 후에도 미소를 잃지 않고 있는 '스마일보이' 윤영철. 인천=송정헌 기자songs@sportschosun.com/2023.09.02/

[광주=스포츠조선 박상경 기자] "내년, 내후년에도 이러면 어려워진다."

신인이기에 만족할 수 있는 시즌. 하지만 스스로는 그러기에 더 만족하지 못하는 눈치였다.

2023 KBO 신인 드래프트 1라운드로 KIA 타이거즈 유니폼을 입은 윤영철(19). 당시 고교 좌완 최대어 타이틀을 달고 프로에 입성했으나, 김서현(한화 이글스) 김민석(롯데 자이언츠) 등 다른 선수들에 비해 크게 부각되진 않았다. 새 시즌을 시작하면서 KIA가 윤영철을 선발 로테이션에서 활용하겠다는 구상을 드러냈을 때, 성공 가능성은 반반으로 여겨졌다.


신인왕 유력 후보, 그런데 스스로는 "50점"이라니…KIA 윤영철이 돌아…
2023 KBO리그 KIA 타이거즈와 LG 트윈스의 경기가 8일 광주기아챔피언스필드에서 열렸다. KIA 윤영철이 역투하고 있다. 광주=박재만 기자pjm@sportschosun.com/2023.09.08/
한 시즌을 마친 윤영철의 성적은 25경기 122⅔이닝 8승7패, 평균자책점 4.04. 신인으로 부상 없이 풀타임 선발 시즌을 보냈다. KIA 김종국 감독조차 "예상보다 훨씬 잘 던졌다"고 놀랄 정도. 순수 고졸 신인으로 프로 데뷔 첫 해부터 로테이션을 꾸준히 돌면서 두 자릿수 승수에 가까운 성적을 올렸다는 점에서 신인왕 후보로 꼽기에 손색이 없다.

윤영철은 올 시즌 자신을 평가해달라는 물음에 "50점"이라고 답했다. "신인이어서 '잘 던졌다'는 소리를 듣는거지 냉정하게 보면 크게 좋은 기록은 아니다. 내년, 내후년에도 이 성적이라면 어려워질 수밖에 없다"고 말한 그는 "지금에 만족하지 않고 보완해서 더 잘 던지는 모습을 보여주고 싶다"고 말했다.


신인왕 유력 후보, 그런데 스스로는 "50점"이라니…KIA 윤영철이 돌아…
2023 KBO리그 KIA 타이거즈와 LG 트윈스의 경기가 8일 광주기아챔피언스필드에서 열렸다. KIA 윤영철이 이닝을 마친 뒤 숨을 고르고 있다. 광주=박재만 기자pjm@sportschosun.com/2023.09.08/
윤영철은 "체력적으로 생각보다 힘든 게 많았다. 데뷔 첫 해다 보니 어려움도 많았다"며 "풀타임 로테이션을 돈다는 게 체력적으로 많이 힘들더라. 후반기가 되니 많이 힘들고 내 폼도 안나와서 어려운 경기가 잦았다"고 스스로를 평가했다. 또 "후반기가 될수록 볼 비중, 이닝 당 투구 수가 늘어났다. 갈수록 제구가 안 좋았고 장타 맞는 타구 대부분이 실투였다"고 냉정히 자신을 돌아보기도 했다. 가장 아쉬운 부분을 두고는 "아무래도 평균자책점이 아쉽다. 승은 내가 어떻게 할 수 없는 것이지만 평자는 최대한 하면 낮출 수 있었을 것이다. 3점대 평균자책점을 못해 아쉽다"며 "6월 17일 광주 NC전(3이닝 11안타 1볼넷 1탈삼진 7실점)이나 8월 12일 부산 롯데전에서 아웃카운트 1개를 잡지 못해 5이닝을 채우지 못한 것(4⅔이닝 8안타 1볼넷 3탈삼진 5실점·노디시전) 등 아쉬운 게 많다. 잘 던져도 부족한 게 항상 한두 가지 있었다. 매번 보완하자는 생각으로 던져 크게 만족할 만한 경기는 없었던 것 같다. 다 내가 던진 것이니까 내년엔 더 잘하고 싶다"고 했다. 그러면서 "한 시즌을 아프지 않고 잘 마쳤다는 게 큰 의미가 있지 않나 싶고, 그 부분에 만족한다"고 말했다.


신인왕 유력 후보, 그런데 스스로는 "50점"이라니…KIA 윤영철이 돌아…
2023 KBO리그 KIA 타이거즈와 KT 위즈의 경기가 23일 광주기아챔피언스필드에서 열렸다. KIA 윤영철이 역투하고 있다. 광주=박재만 기자pjm@sportschosun.com/2023.09.23/
윤영철은 직구 평균 구속이 140㎞에 미치지 못하지만 정교한 제구와 유려한 경기 운영으로 선발 역할을 소화해왔다. 어느덧 KBO리그에도 직구 160㎞ 시대가 찾아온 가운데, 윤영철이 보여준 '느림의 미학'은 돋보일 수밖에 없었다.

여전히 윤영철은 구속보다 제구를 가다듬는 데 포커스를 맞추고 있다. 윤영철은 "구속이야 꾸준히 훈련하고 던지다 보면 자연스럽게 올라올 것이다. 구종도 지금 가진 걸 잘 가다듬는 게 우선"이라며 "제구 위주로 가려 한다. 커브도 경기당 5개 정도 쓰고 있는데, 제구가 좀 더 안정되면 많이 쓰려 한다"고 밝혔다.


다가올 신인왕 경쟁도 크게 신경쓰지 않는 눈치. 수상 여부에 대해 "모르죠"라고 웃어 보인 윤영철은 "받으면 좋지만, 못 받아도 크게 낙심할 필요 없다고 생각한다. 내년에 더 잘하면 된다"고 강조했다. 그는 "비시즌 구상은 어느 정도 해 놓았다. 잘 준비해서 내년엔 후반기에도 지치지 않는 모습을 보이고 싶다"고 힘주어 말했다.


광주=박상경 기자 ppark@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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