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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G 소집 하루전 탈락자→대체 발탁 소문자→깜짝 발탁 금메달리스트. 그날 논란의 3인이 APBC 한팀이 되다[SC초점]

권인하 기자

기사입력 2023-10-25 08:26 | 최종수정 2023-10-25 10:40


AG 소집 하루전 탈락자→대체 발탁 소문자→깜짝 발탁 금메달리스트. 그날…
2023 KBO리그 KT 위즈와 KIA 타이거즈 경기가 3일 수원 KT위즈파크에서 열렸다. KIA 이의리가 미소 짓고 있다. 수원=박재만 기자pjm@sportschosun.com/2023.10.03/

AG 소집 하루전 탈락자→대체 발탁 소문자→깜짝 발탁 금메달리스트. 그날…
2023 KBO리그 KIA 타이거즈와 KT 위즈의 경기가 22일 광주기아챔피언스필드에서 열렸다. 3회말 무사 2,3루 KIA 김도영이 최형우 희생플라이 때 득점을 올린 뒤 더그아웃에 들어서고 있다. 광주=박재만 기자pjm@sportschosun.com/2023.09.22/

AG 소집 하루전 탈락자→대체 발탁 소문자→깜짝 발탁 금메달리스트. 그날…
3일 중국 항저우 샤오싱 야구장에서 열린 항저우아시안게임 야구대표팀 조별리그 태국과 경기. 4회 2타점 2루타를 날린 윤동희가 밝게 웃고 있다. 항저우(중국)=송정헌 기자songs@sportschosun.com/2023.10.03/

[스포츠조선 권인하 기자]참 묘한 인연이다. 아시안게임이 끝난 지 한달만에 다시 젊은 대표팀이 소집된다. 그런데 아시안게임 대표팀 탈락과 발탁의 희비가 갈린 선수들이 이번에 함께 한다.

KIA 타이거즈의 이의리와 김도영 롯데 자이언츠 윤동희다.

아시안게임 대표팀 소집을 하루 앞둔 9월 22일 류중일 대표팀 감독은 이의리를 대표팀에서 제외하는 충격적인 결정을 내렸다. 바로 하루전인 21일 대전에서 열린 한화 이글스전서 선발 등판한 이의리의 피칭을 본 후 내린 결정이었다. 당시 이의리는 1⅓이닝 동안 2안타 2볼넷 1사구 5실점(4자책)을 기록했다. 1회엔 3타자 연속 삼진을 기록했으나 2회에 안타 2개와 4사구 3개의 난조에 실책까지 겹쳤고, 이날 40개 정도를 예정하고 나온 탓에 45개를 던지고 조기 교체됐다.

손가락 물집은 다 나았으나 제구 불안을 해소하지 못한 모습. 류 감독은 결단을 내렸다.

이의리와 KIA는 충격을 받을 수밖에 없었다. 게다가 이후 대표팀에서 KIA의 내야수 김도영을 발탁하려고 한다는 소문이 들리면서 KIA는 더욱 더 충격을 받았다.

김도영은 예비 엔트리에는 들어가 있었지만 시즌 초반 부상으로 빠져있었던 탓에 대표팀 엔트리 발표 때는 승선하지 못했다. 6월말 돌아온 김도영은 정확한 타격과 빠른 발, 기민한 수비로 KIA의 핵심 타자로 빼어난 활약을 보이고 있었다. 9월 21일까지 타율 2할9푼2리(250타수 73안타) 5홈런 37타점 54득점 19도루를 기록 중이었다. 당시 투수가 너무 많고 타격 좋은 야수가 부족하다는 지적이 있어 이의리 대신 야수를 뽑는다는 얘기가 많았고, 김도영이 뽑힌다는 소문이 돌았던 것. KIA는 당시 나성범이 부상으로 빠진 상태여서 공격력이 약화된 상태여서 이의리 탈락에다 김도영 발탁 소문까지 들리자 화가 머리 끝까지 났다. 김도영이 발탁된다면 같은 팀에서 탈락자와 대체자가 나와 사이도 어색해질 수 있는 상황.


AG 소집 하루전 탈락자→대체 발탁 소문자→깜짝 발탁 금메달리스트. 그날…
2023 KBO리그 KT 위즈와 KIA 타이거즈 경기가 3일 수원 KT위즈파크에서 열렸다. KIA 이의리가 역투하고 있다. 수원=박재만 기자pjm@sportschosun.com/2023.10.03/

AG 소집 하루전 탈락자→대체 발탁 소문자→깜짝 발탁 금메달리스트. 그날…
6일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KIA와 LG의 경기, 8회초 무사 1,3루 KIA 김도영이 1타점 적시타를 치고 있다. 잠실=허상욱 기자wook@sportschosun.com/2023.10.06/

AG 소집 하루전 탈락자→대체 발탁 소문자→깜짝 발탁 금메달리스트. 그날…
9일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롯데와 LG의 경기, 4회초 2사 1,3루 롯데 윤동희가 중견수 플라이로 물러나고 있다. 잠실=허상욱 기자wook@sportschosun.com/2023.10.09/
하지만 대표팀의 선택은 롯데 자이언츠의 윤동희였다. 당시 의외의 발탁. 외야에 우타자가 없었던 상황이라 롯데 구단과 윤동희 본인도 깜짝 놀란 발탁이었다.

윤동희는 이후 아시안게임에서 맹활약하며 한국의 금메달 획득에 '신의 한수'가 됐다. 이의리는 대표팀 탈락 이후 오히려 각성했다. 4경기에 등판해 1승에 평균자책점 1.57을 기록했다. 23이닝을 던지며 23개의 삼진을 잡아냈고 볼넷 13개를 기록했다. 이전보다 안정적인 피칭을 보여주면서 아시안게임 탈락이 성장하는 계기가 됐다.


논란의 아시안게임이 금메달로 끝났고, 11월에 열리는 24세이하의 젊은 선수들이 출전하는 아시아프로야구챔피언십(APBC)에 류중일 감독이 다시 한번 선임됐다. 그리고 이번엔 이의리와 함께 김도영과 윤동희가 모두 대표팀에 뽑혔다.

그날 논란의 당사자들이 그 선택을 한 감독 밑에서 대표팀 유니폼을 입고 뛰게 된 것. 대표팀이니 잘하는 선수를 뽑는게 당연하다. 그러니 이들이 뽑히는 것도 당연하게 보인다. 힘든 사연이 있고 그것으로 인해 희비가 엇갈렸으니 많은 야구팬들이 관심을 가지는 것도 당연하다.

아시안게임처럼 이들도 일본에서 멋진 경기를 펼치며 아름다운 결말을 맺는다면 또 하나의 성장 스토리가 만들어지지 않을까.
권인하 기자 indyk@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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