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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박상경 기자] 요란한 가을비가 그친 뒤 찾아온 손님은 한파다.
11월 이후 실외에서 펼쳐지는 가을야구. 드문 일은 아니다. 초봄이나 늦가을 마다 양팀 더그아웃엔 강력한 화력을 자랑하는 등유 난로가 곳곳에 배치돼 추위를 누그러 뜨리는 역할을 한다. 눈, 비 등 경기가 열리지 못할 상황이 아니라면 선수들도 어느 정도 적응돼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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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 힘들 수밖에 없는 건 이들을 지켜보는 팬들. 각종 장비, 용품으로 중무장하는 선수들과 달리 팬들에겐 두꺼운 외투와 핫팩 정도가 대비책이 될 수밖에 없다. 3~4시간 가량 이어지는 경기를 추위 속에 직관하는 건 '찐팬심'이 없다면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
'불청객' 한파 소식에도 한국시리즈의 열기는 뜨겁기만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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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4년 이후 29년 만의 V3에 도전하는 LG 트윈스는 안팎으로 들뜬 표정이 역력하다. 염경엽 감독부터 선수단, 팬까지 우승으로 한 마음 한 뜻으로 뭉쳐 있다. 최근 잠실구장에서 치른 자체 청백전에 1만4000여 팬이 몰린 게 상징적이었다.
KT의 기세도 만만치 않다. 안방 수원에서 치른 플레이오프 1~2차전에서 NC 다이노스에 무기력하게 패할 때만 해도 '스윕패'의 악몽을 떠올릴 수밖에 없었다. 그러나 3~5차전을 모조리 잡는 '리버스 스윕'을 달성하면서 기어이 한국시리즈행 티켓을 거머쥐었다. 기세와 경기력 면에선 LG에 앞선다는 평가.
준비와 흥행 면에서 여느 시즌과 비교해 뒤쳐질 게 없는 2023시즌 한국시리즈. 때아닌 추위 변수가 두 팀의 경기력에 어떤 영향을 끼칠지 주목된다.
박상경 기자 ppark@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