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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실=스포츠조선 박재만 기자] '장하다 장해' 한국시리즈 1차전 1점 차로 앞서고 있던 9회 말 마운드에 오른 프로 2년 차 앳된 얼굴의 투수 KT 박영현이 압도적인 피칭으로 경기를 마무리를 짓자 감독은 흐뭇한 표정을 지었다.
LG와 KT의 한국시리즈 1차전이 열린 7일 잠실구장. 갑자기 추워진 날씨 영향이었을까. 1회부터 양 팀 모두 실책을 범하며 실점을 내줬다. 1회 초 선두타자 KT 김상수가 중전 안타로 출루한 뒤 2루를 훔쳤다. 이때 LG 포수 박동원의 송구 실책이 나오며 김상수는 3루까지 손쉽게 출루했다. 이후 황재균의 유격수 땅볼 때 홈을 밟은 김상수는 선취점을 올렸다.
1회 말 LG도 반격에 나섰다. 1사 이후 박해민, 김현수 두 타자 연속 안타로 1사 1,3루. 4번 오스틴의 2루 땅볼 때 3루 주자 박해민이 홈을 밟으며 동점을 만들었다. 이후 1사 만루에서 문보경의 1타점 희생플라이로 역전에 성공했다.
2대1로 끌려가던 KT는 4회 초 1사 1,2루에서 5번 장성우의 우전 안타 때 2루 주자 황재균이 홈을 밟으며 동점을 만들었다. 이때 중계 플레이를 펼치던 과정에서 LG 유격수 오지환이 홈을 향해 던진 볼이 옆으로 빠지자, 3루로 돌아가려던 알포드가 다시 홈을 향해 몸을 날렸다. 옆으로 흐른 볼을 잡은 포수 박동원은 홈 베이스 커버에 들어온 1루수 오스틴에게 재빨리 토스해 홈을 파고들던 알포드를 잡으며 역전은 허용하지 않았다. KT 입장에서는 아쉬움이 남는 장면이었다.
9회까지 이어진 2대2 동점 상황. 9회 초 2사 1루 KT 문상철이 LG 마무리 고우석을 상대로 좌측 펜스를 직격하는 큼지막한 타구를 날리며 1루 주자를 홈으로 불러들였다. 정규 이닝 마지막에 역전에 성공한 KT 이강철 감독은 9회 말 마무리 김재윤 대신 박영현을 마운드에 올렸다.
올 시즌 KT 필승조이자 최연소 32홀드로 KBO리그 홀드왕에 오른 박영현은 생애 첫 한국시리즈 마운드에 올랐다. 지난해 준플레이오프에서 역대 포스트시즌 최연소 세이브를 기록했던 박영현은 1년 뒤 더 큰 무대인 한국시리즈 9회 말 마무리 상황에서도 떨지 않고 자신의 볼을 던졌다.
장타 한 방이면 동점으로 연결될 수 있는 상황. KT 박영현은 첫 타자 LG 문성주와 승부에서 강습 타구에 다리를 맞고도 재빨리 타구를 집어 들어 타자를 직접 태그해 아웃카운트를 올렸다. 트레이너와 함께 마운드로 급히 달려 나온 김태한 코치와 눈이 마주친 박영현은 별거 아니라는 듯 웃어 보였다. 생애 첫 한국시리즈에서도 프로 2년 차 박영현은 떨지 않고 경기를 즐기는 듯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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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 팀 더그아웃 모두 손에 땀을 쥐었던 순간 프로 2년 차 박영현의 당찬 피칭에 KT가 먼저 웃었다. 1점 차 승리를 지켜낸 박영현은 포수 장성우와 뜨거운 포옹을 나눴다. 이강철 감독은 자신의 믿음에 결과로 보여준 박영현의 머리를 쓰다듬었다.
경기 종료 후 이강철 감독은 마무리 김재윤 대신 박영현을 마운드에 올린 배경에 대해 "연장까지 생각해야 했다. 12회까지 생각해 김재윤을 대신 박영현으로 간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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