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수원=스포츠조선 권인하 기자]드디어 29년만에 롤렉스 시계와 아와모리주를 볼 수 있게 되나.
이제 LG는 13일부터 홈인 잠실구장에서 5,6,7차전을 치른다. 남은 3연전 중 한번만 이겨도 1994년 이후 29년만에 역대 세번째 우승을 차지하게 된다.
KT와 LG 모두 여차하면 빠르게 불펜을 가동할 뜻을 밝혀 사실상 치열한 불펜 싸움이 될 것처럼 보였지만 실상은 한쪽으로 기운 경기였다.
타선은 그야말로 폭발했다. 특히 오지환이 한국시리즈 MVP를 예약했다. 오지환은 7회초 스리런포를 날렸다. 3경기 연속 홈런. 이는 역대 단일시즌 한국시리즈에서 최초의 기록이다. 전날 9회초 2사에서
극적인 역전 스리런포를 날린 인상적인 장면이 있기에 MVP에 가까워졌는데 한국시리즈 최초의 기록까지 세우며 더욱 롤렉스 시계를 떠올리게 했다. 김현수가 1회 선제 투런포를 날렸고, 6회엔 문보경이 쐐기 투런포를 치면서 LG는 이날도 3개의 홈런을 날리며 엄청난 화력을 뽐냈다.
KT는 선발 엄상백이 4이닝 4안타 3실점으로 물러난 이후 추격조를 냈으나 LG 타선을 막아내지 못했다. 특히 김윤식에게 타선이 막힌 상황에서 엄상백 이후 두번째로 나온 마무리 김재윤이 추가점을 내주면서 사실상 백기를 들 수밖에 없었다.
|
|
박병호는 8회말 역전 투런포를 때려내는 등 5타수 2안타 2타점을 올렸고, 알포드도 1타점 2루타 등 5타수 2안타 1타점을 기록했다.
이강철 감독은 "출루율 좋은 선수들이 잘 나갔고, 연결도 잘됐다"면서 "아쉽게 운이 거기까지였던 것 같다. 타선이 좋아서 오늘도 우리가 얼마나 잘 막느냐가 중요할 것 같다"라고 말했다. 특히 박병호가 살아난 것이 긍정적이었다. 이 감독은 박병호에 대해 "내가 보기에도 많이 안타까웠다. 웃고 하자고 말하고 싶어도 할 수 없었다"면서 "오죽하면 3루까지 뛰면서 슬라이딩을 하겠나. 그런 것에서 어떤 마음인지 알 수 있지 않나. 홈런도 쳤으니 이제 마음에 좀 안정을 찾았으면 좋겠다"라고 말했다.
|
|
5차전엔 1차전 선발이었던 고영표, 6차전엔 2차전 선발 쿠에바스, 7차전엔 3차전 선발 벤자민이 등판하게 된다.
반면 LG는 5차전엔 켈리가 나오지만 6차전엔 최원태가 등판할 예정. 7차전까지 가면 임찬규가 나온다. 5차전만 빼면 6,7차전은 아무래도 선발 싸움에서 KT가 앞선다.
이 감독은 "LG가 불펜 투수들이 많고 잘던지긴 하지만 계속 나오면 우리처럼 지치게 되고 우리 타자들도 계속 만나기 때문에 익숙해진다. 충분히 공략이 가능하다"라고 기대감을 표시했다.
|
|
이번 등판에서 구속과 구위가 얼마나 올라왔느냐가 중요하다. 이 감독은 "엄상백은 힘이 떨어질 때까지 던지게 할 것"이라며 한계 투구수를 정하지 않았다. 엄상백 이후의 투수에 대해서도 정해 놓지는 않았으나 "이닝에 따라서 나가는 투수가 달라진다"라고 밝혔다.
플레이오프에서 무실점 피칭을 했지만 한국시리즈에서 LG 타선에 실점을 하고 있는 손동현 박영현 김재윤 등 필승조는 4차전에도 역시 대기하고 상황에 따라 등판한다.
이 감독은 "내가 던질 수도 없고"라고 농담을 하면서도 "결국 선수들이 이겨내야 한다"라고 선수들이 마지막까지 힘을 내주길 바랐다.
3차전서 6회 등판해 2이닝을 무안타 1볼넷 무실점으로 막으며 한국시리즈 첫 등판을 성공적으로 마친 이상동을 필승조로 중용할 뜻을 밝혔다. 이 감독은 "두번째 이닝이 훨씬 밸런스가 좋았다"면서 "더 던지겠다고 하는 걸 4차전을 대비해 바꿨다. 좋은 모습을 보여줘서 영현이와 동현이가 지쳐가는 상황이라 또 하나의 카드가 생겼다"라고 말했다.
|
|
홍창기가 3차전서 살아난 것이 고무적. 홍창기는 3차전서 4타수 3안타 1볼넷으로 4번의 출루를 했고 1득점을 기록했다. 염 감독은 "홍창기는 가지고 있는 매카니즘이 가장 안정적이다. 결국은 멘탈이다"라면서 홍창기에 대한 믿음을 보였다.
염 감독은 3차전을 만약에 졌다면 4차전 선발로 켈리를 냈을 것이라고 깜짝 밝혔다. 3차전에서 오지환의 역전포로 승리하며 김윤식이 나오게 됐지만 져서 1승2패가 됐다면 4차전에서 무조건 승리를 해야 했기에 켈리를 냈을 거라는 것. 염 감독은 "켈리와 얘기를 해서 3차전에서 지면 4차전에 선발 등판하기로 했었다. 7이닝을 던지는게 짧게 4이닝, 5이닝을 던진다는 생각으로 하기로했다"면서 "3일 쉬고는 부담스러우니까 팀 사정상 나가겠다고 했다. 그런 켈리의 팀을 위한 마음이 좋다"라고 했다.
그러면서 염 감독은 내년에도 켈리와 함께 하기를 희망했다. 염 감독은 "고민 안하고 내년에도 (켈리와) 가려고 한다"면서 "물론 프런트가 어떻게 생각하느냐도 중요하다. 하지만 내 생각은 팀에 대한 마음, 외국인 선수들이 마음을 갖고 있는게 새로운 외국인 선수가 와도 도움이 된다"라고 했다. 염 감독은 이어 "1선발은 정말 잘 구했으면 좋겠고 2선발로서는 켈리가 충분히 자기 역할을 해줄 수 있다고 생각한다"면서 "포크볼이라는 구종을 하나 개발을 했기 때문에 내년에는 훨씬 더 삼진 비율도 올라갈 것이고 투구수도 줄일 수 있을 것"이라고 희망적인 발언을 했다.
|
|
엄상백은 이강철 감독이 믿는 선발요원 중 하나다. 사이드암 투수지만 특정 팀을 가리지 않고 잘 던지는 스타일. 하지만 이번 4차전에선 이 감독의 스타일인 '선발 야구'는 불가능하다. 엄상백이 6이닝 이상을 던질 수 있는 투구수가 되지 않기 때문이다. 엄상백은 8월 22일 KIA전을 마지막으로 갈비뼈 미세골절이 발견돼 시즌 아웃됐었다. 옆구리 통증을 안고 던졌는데 몇차례 검사 끝에 미세한 골절이 발견된 것.
그동안 7승6패 평균자책점 3.63으로 팀의 4선발로 활약했었다. 이후 뼈가 붙길 기다렸고, 완전히 붙은 이후부터 피칭을 시작했는데 플레이오프까지 투구수를 60개까지 끌어올렸다. 선발로 나가긴 모자라는 투구수. 그래서 이 감독은 엄상백을 중간으로 쓰기로 했는데 실전에서 구속이 올라오지 않았다. 다행히 플레이오프를 치르면서 조금씩 구속과 구위가 올라왔고, 한국시리즈 4차전에 선발 투수로 결정됐다.
최대한 엄상백에게 맡길 계획이지만 6이닝 이상의 피칭은 쉽지 않을 듯. 이후 불펜이 총동원될 가능성이 크다.
|
|
전반기에 11경기에서 3승4패 평균자책점 5.29를 기록했던 김윤식은 후반기에 돌아와서는 6경기(5번 선발)에 등판해 3승무패 평균자책점 2.13으로 안정감을 보였다.
LG 염경엽 감독은 한국시리즈를 앞두고 김윤식의 구속이 오르지 않아 이정용과 4차전 선발을 놓고 고민을 했는데 이정용의 중간에서의 쓰임새 때문에 김윤식을 4선발로 낙점했었다.
4차전 역시 2,3차전처럼 선발이 불안하면 곧바로 필승조가 붙는다. 당초 예정은 김윤식과 이정용의 1+1이었는데 이정용이 1,2,3차전을 모두 던지면서 이정용의 역할이 필승조로 바뀌었다. 염 감독은 이날 경기전 "이정용이 김윤식 다음 나올 가능성이 높은데 다음 경기도 던져야 하기 때문에 길어야 2이닝 정도 던지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
|
KT 배정대는 9타수 5안타로 타율 5할5푼6리의 엄청난 타율을 자랑한다. 여기에 5개의 볼넷까지 더해 3경기서 10번의 출루를 보여 한국시리즈 출루왕으로 우뚝섰다.
오스틴이 12타수 5안타로 타율 4할1푼7리에 1홈런 5타점으로 타점 1위. KT 황재균이 3할6푼4리(11타수 4안타)에 2루타 2개로 3타점의 좋은 활약을 보여주고 있다. 오지환과 박동원은 홈런을 2개씩 때려내며 4타점씩을 올렸다.
|
|
선두 홍창기가 삼진을 당했지만 박해민이 우전안타를 쳤고, 곧이어 3번 김현수가 우측 담장을 넘어가는 선제 투런포를 친 것. 1B에서 2구째 1루주자 박해민이 2루로 달렸고 김현수가 엄상백의 가운데로 몰린 132㎞의 체인지업을 잡아당겼다. 2루에 거의 도착한 박해민이 서서 타구를 바라봤고, 공을 쫓아 뒤로 달려가던 우익수 조용호도 공을 바라봤다. 우측 담장을 넘어가는 투런포. 김현수의 이번 한국시리즈 첫 홈런이자 통산 두번째, 포스트시즌 통산 8번째 홈런이었다. 2-0.
4번 오스틴이 우익수 플라이로 잡힌 뒤 5번 오지환이 볼넷으로 출루했으나 견제구로 아웃.
|
|
|
|
전날 좋은 타격을 했던 KT의 상위 타선이 침묵했다. 1회말 1번 배재성이 2루수앞 땅볼, 2번 김상수가 유격수앞 땅볼, 3번 황재균이 3루수앞 땅볼로 물러났고, 2회말엔 4번 박병호가 삼진, 5번 장성우가 유격수 라인드라이브, 6번 문상철이 우익수 플라이로 잡혔다. 3회말에도 7번 알포드가 2루수앞 땅볼, 8번 오윤석이 우익수 플라이, 9번 조용호가 1루수앞 땅볼로 잡혔다. 알포드는 타격후 1루로 뛰다가 오른쪽 오금에 통증을 느껴 4회초 수비때 정준영으로 교체됐다.
|
|
KT가 타순이 한바퀴 돈 뒤 4회말 한국시리즈 출루왕 배정대가 첫 출루와 함께 찬스를 만들었다. 선두 배정대가 풀카운트 승부 끝에 볼넷을 골랐다. 그리고 김상수 타석 때 2루 도루에 성공해 무사 2루의 득점 기회가 만들어졌다. 하지만 이후 진루타 조차 안나왔다. 2번 김상수가 유격수앞 땅볼로 물러난데 이어 3번 황재균이 우중간으로 쳤으나 우익수 플라이로 잡혔다. 박병호는 2B2S에서 체인지업에 헛스윙 삼진.
|
|
9번 문성주가 투수앞 희생번트를 성공시켜 1사 2루를 만들었고 1번 홍창기 차례. 2회초 2사 1,3루서 우익수 플라이로 물러났던 홍창기는 이번엔 찬스를 놓치지 않았다. 127㎞의 포크볼을 잡아당겨 깔끔한 우전안타를 날렸다. 조금 짧은 안타였지만 2루주자 문성주가 3루를 돌아 홈을 파고들었고 간발의 차이로 세이프. 3-0을 만들었다. 그사이 홍창기는 2루까지. 박해민과 김현수가 범타로 물러나며 추가점은 실패. KT 선발 엄상백은 4이닝 동안 4안타(1홈런) 2볼넷 2탈삼진 3실점으로 자신의 첫 한국시리즈 등판을 마무리했다. 득점지원을 받지 못하며 결국 패전 투수가 됐다.
|
|
6회초 사실상 승부가 갈렸다. 1사후 5번 오지환이 볼넷으로 출루한 뒤 6번 문보경이 김재윤을 상대로 좌월 투런포를 날렸다. 단숨에 5-0의 리드. 바깥쪽 약간 높게 온 김재윤의 143㎞의 직구를 밀어쳤고 좌측 담장을 넘어가 버렸다.
사실상 승부가 끝났다고 판단한 KT는 처음으로 필승조가 아닌 투수를 기용. 김영현이 마운드에 올랐다. 박동원이 볼넷으로 출루했으나 문성주가 좌익수 플라이, 신민재가 3루수 땅볼로 물러났다.
|
|
김윤식은 5⅔이닝 동안 3안타 1볼넷 3탈삼진 1실점으로 승리투수 요건을 갖췄다.
|
|
끝이 아니었다. 문보경의 우측 2루타에 박동원의 3루수 내야안타로 1,3루가 이어졌고 문성주가 좌중간 3루타를 쳐 11-1까지 벌어졌다. 신민재의 유격수앞 땅볼 때 문성주가 홈에 들어와 12-1. LG가 7회초 1번 홍창기부터 8번 문성주까지 8타자 연속 안타는 한국시리즈 최다 연속 안타 신기록이다.
LG는 8회초에도 오지환의 적시타, 문보경의 희생플라이, 허도환의 2루타로 3점을 더해 15-1까지 달아났다.
|
|
LG는 김윤식 이후 백승현 이정용 이우찬 최동환 등이 마운드에 올랐고, 9회말엔 6차전 선발로 예고된 최원태가 컨디션 점검 차원에서 등판했다. 그런데 선두 조용호와 송민섭에게 연속 볼넷을 내주며 위기를 자초. 신본기에게도 볼 3개를 연거푸 던지며 전혀 제구를 잡지 못하는 모습을 보였다. 다행히 연속 스트라이크를 던져 풀카운트를 만든 뒤 6구째 유격수앞 땅볼을 유도해 1루주자를 2루에서 포스아웃으로 잡았다. 1사 1,3루서 이호연에게 좌익수 희생플라이를 내줘 1실점. 2사 1루서 김준태를 3루수앞 땅볼로 처리하고 경기를 마무리 지었다.
KT는 엄상백 김재윤 이후 김영현 김민 주권 배제성 등이 던지며 필승조를 아껴 5차전을 대비했다.
수원=권인하 기자 indyk@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