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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김용 기자] LG와 KT가 모두 바라보는 2013년 한국시리즈, 그 때 도대체 무슨 일이 있었나.
역대 한국시리즈에서 3승1패로 앞선 팀의 우승 확률은 무려 94.1%다. 17회 중 16회. 그 16번 말고 단 1번의 역전이 바로 2013년에 나왔다. 당시 정규시즌 2위 두산이 1위 삼성에 3승1패로 앞서나갔었다. 하지만 5, 6, 7차전을 연달아 내주며 눈물을 흘렸다.
LG는 자신들이 두 번째 희생양이 되지 않기를 바랄 뿐이다. 현재 LG의 간판타자인 김현수가 당시 두산 소속이었다. 김현수는 이에 관한 질문에 "2013년은 생각하고 싶지 않다"고 잘라 말했다.
이미 LG로 판세가 기울었다고 보는 시각이 많지만, 방심하면 안된다는 의미. 2013년도 그랬다. 두산은 홈 잠실에서 열린 5차전에서 축배를 들고 싶었다. 경기 막판까지 팽팽한 싸움을 이어갔다. 이미 사기가 많이 꺾인 삼성이기에, 경기 후반 강공을 퍼부으면 이길 수 있는 분위기였다.
하지만 당시 두산을 이끌던 김진욱 감독은 고민을 했다. 6차전 선발 니퍼트를 아꼈다. 당시 니퍼트는 8회 위기 상황에서 자신이 나가겠다며 몸도 풀었다. 선발 요원 유희관도 몸을 풀었었다. 하지만 김 감독은 모험보다 안정을 택했다. 그 결과 8회 정재훈이 박한이에게 통한의 2타점 적시타를 얻어맞고 경기를 내줬다.
한순간의 선택에, 다 죽어가던 삼성이 살아났다. 그리고 홈에서 열린 6차전과 7차전까지 모두 이겼다. 믿었던 니퍼트와 유희관이 승리를 가져다주지 못했다. 삼성으로 흐름이 넘어갔기 때문이었다. 단기전은 순간의 판단, 플레이 하나로 시리즈 전체 승부가 왔다갔다 할 수 있음을 보여준 장면이었다.
두산에는 아픈 기억이었다. 김진욱 감독은 2012년 부임해 팀을 정규시즌 3위에 올리고, 이듬해 한국시리즈까지 진출시켰다. 장기레이스에서 팀을 안정적으로 운영할 수 있는 능력을 제대로 발휘했다. 하지만 단기전 승부수를 던지지 못했다. 두산은 당시 한국시리즈까지 팀을 올려놓은 김 감독을 경질했다.
김용 기자 awesome@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