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잠실=스포츠조선 권인하 기자]1991년, 1994년, 그리고 2023년. LG 트윈스가 드디어 29년만에 한국시리즈 우승을 달성했다.
드디어 롤렉스 시계의 주인공이 나왔고 아와모리주를 마실 수 있게 됐다. 구본무 선대회장이 한국시리즈 MVP에게 주겠다고 샀던 롤렉스 시계는 그동안 우승을 하지 못해 금고에서 주인을 기다리고 있었다. 이제 우승을 차지하면서 금고속에 있던 시계가 주인을 맞이할 수 있게 됐다.
우승하면 함께 마시자고 사놓았던 일본 오키나와 전통주인 아와모리주는 그사이 증발돼 버렸다. 이번에 우승을 하면서 LG는 급히 오키나와로 직원을 보내 아와모리주를 공수해 왔다.
|
|
KT는 선발 야구에 마지막 희망을 걸었으나 선발 고영표가 5회를 버티지 못하고, 타선이 끝내 힘에 부치면서 LG에 우승을 내주고 준우승에 만족해야 했다. 하지만 시즌 중에 꼴찌까지 떨어졌음에도 2위로 마쳤고, 플레이오프 2연패 뒤 3연승을 달리며 한국시리즈에 오른 기적의 레이스는 충분히 박수받을 만했다.
|
|
|
|
염경엽 감독은 우승에 1승만을 남겼음에도 긴장의 끈을 늦추지 않았다. 경기전 "상대도 충분한 휴식을 취했다"면서 "쉬운 경기는 없다고 생각한다"며 결코 방심하지 않겠다는 뜻을 밝혔다.
4차전서 대승을 하면서 사실상 LG로 시리즈가 기울었다고 판단할 수 있는 상황. 하지만 염 감독은 "4차전은 한국시리즈에서 특별한 경기였다"며 "우리가 점수차를 벌리면서 상대가 휴식을 취해야 하는 상황이 됐기 때문에 (점수차가)벌어진 경기였다"라고 했다. 당시 LG는 6회에 5-1로 앞서며 승부를 빠르게 결정지었다. KT는 이후 투수쪽에 추격조를 투입했고, 야수들도 주전들을 교체하면서 빠르게 5차전을 대비하는 모습이었다.
염 감독은 "오늘부터 7차전까지는 또 1,2차전과 같은 분위기에서 경기가 이뤄질 것이라고 생각한다"면서 "오늘이 5차전이 아니라 1차전이라고 생각하고 최선을 다할 것이다. 감독이 이기고 싶다고 절대 이기는게 야구가 아니다"라고 했다.
일단 선발 케이시 켈리가 상대 선발 고영표와 선발 싸움을 해주길 바랐다. 염 감독은 "오늘은 불펜보다 일단 켈리가 얼마나 긴 이닝을 잘 막아주느냐, 선발 야구에서 얼마나 대등하게 가느냐가 중요한 것 같다"라면서 "대등하게 가면 후반에 1점 싸움이 되지 않을까 생각한다"라며 접전을 예상했다.
이강철 감독은 총력전이다. 6차전 선발인 윌리엄 쿠에바스도 불펜 대기한다. 이 감독은 "마지막일 수도 있기 때문에 쿠에바스도 나올 수 있다. 마지막에 1∼2이닝을 던질 수도 있다"라면서 "베스트는 쿠에바스가 나오지 않고 이기는 것이다. 하지만 일단 이기고 싶다"라고 밝혔다.
|
|
|
LG도 1회말 기회를 날렸다. 선두 홍창기가 1루수 앞 땅볼을 쳤는데 1루수 박병호가 베이스 커버를 온 투수 고영표에게 던진 공이 뒤로 빠지며 세이프. 하지만 2번 박해민 타석 때 홍창기가 2루 도루를 시도했다가 장성우가 피치아웃으로 2루에 던져 아웃. 이어 박해민과 김현수가 중견수 플라이와 2루수앞 땅볼로 물러나며 쉽게 1회가 끝났다.
|
|
|
|
|
|
|
|
|
켈리는 5이닝 동안 87개를 던지며 5안타 3볼넷 3탈삼진 1실점을 기록하며 한국시리즈 첫 승리투수가 됐다.
|
|
1루주자 박해민이 이상동의 초구에 2루 도루를 성공시켜 무사 2,3루를 만들었고 김현수의 좌전안타로 2점을 얻어 5-1로 달아났다. 플레이오프 3차전, 한국시리즈 1차전 모두 승리투수가 됐었던 고영표는 이번엔 4이닝 7안타 1볼넷 3탈삼진 5실점을 기록하며 패전투수가 됐다.
|
|
LG는 6회말 문보경의 우월 2루타에 박동원의 희생번트로 만든 1사 3루서 문성주의 우전안타로 1점을 추가해 6-1을 만들며 또 한발 도망갔다. KT는 7회초 선두 조용호가 안타로 출루한 뒤 후속타로 3루까지 진출한 뒤, 3번 황재균 타석 때 유영찬의 폭투로 1점을 얻어 다시 4점차.
|
|
LG는 유영찬 이후 함덕주가 8회까지 무실점으로 막았고, KT는 8회말엔 박영현이 올라와 LG 타선을 끝까지 막았다.
그리고 6-2로 4점차 앞선 9회초 LG 마무리 고우석이 마운드에 올랐다. 선두 박경수를 3루수 파울 플라이, 9번 조용호를 헛스윙 삼진으로 처리한 고우석은 1번 배정대를 2루수 라인드라이브로 잡고 우승을 확정지었다. 그리고 LG 선수들이 모두 마운드에 모여 특유의 원팀 세리머니로 우승을 기뻐했다.
잠실=권인하 기자 indyk@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