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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김용 기자] 절친한 후배 결혼식 참석도 포기한 열혈 '초보 단장'
그런데 왜 박 단장은 결혼식에 참석하지 않았던 것일까. 그 시간 박 단장은 내부 FA 전준우와 협상중이었다. 19일 전준우와 담판을 짓고, 20일 오전 4년 총액 47억원의 계약을 발표했다. 오 수석매니저와 사진을 찍지 못하고, 전준우와 기념 촬영을 했다.
오 수석매니저는 결혼식 직전 박 단장의 전화를 받았다. 직접 참석하지 못해 미안하다는 내용이었다. 다른 사람도 아니고, 야구단 직원인 오 수석매니저가 이에 서운할 리 없었다. 자신의 결혼도 중요하지만, 롯데의 미래를 바꿀 수 있는 FA 협상이었다. 전준우는 롯데가 미래 지도자 역할까지 염두에 두고 붙잡은 프랜차이즈 스타다. FA 협상은 언제, 어떻게 판세가 바뀔지 모른다. 심지어 전준우는 타 팀 오퍼도 받은 상황이었다. 기회가 왔을 때 매듭을 지어야 했다. 박 단장은 "오 수석매니저에게는 미안했지만, 단장으로서 중요한 일을 처리하는 게 먼저였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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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필 한 시즌 동안 가장 바쁜 시기에 단장에 오르게 됐다. 코칭스태프 조각, 2차드래프트 준비, FA 계약, 선수단 정리 등으로 정신이 없었다. 김태형 감독 선임 후 '제2의 창단' 수준으로 구단 개편을 진행중인 롯데다. 단장으로는 초보지만, 누구보다 롯데를 잘 알기에 여기저기서 동분서주하고 있다.
아픔도 있었다. 배영빈이라는 신예 선수의 음주운전 사고가 터졌다. 대리 기사를 호출했다 하더라도, 운전대를 잡았다는 자체가 위법 행위. 방출이라는 철퇴를 내렸다. 박 단장은 "마음은 아팠지만, 냉철히 판단할 문제였다"고 말하며 "앞으로도 이름값에 관계 없이 구단 운영 방침에 어긋나는 행동을 하는 선수들이 나온다면, 단호한 결정을 내릴 것"이라고 말했다.
김용 기자 awesome@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