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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노재형 기자]적어도 2007년까지 메이저리그 최고의 투수로 놀란 라이언과 함께 로저 클레멘스가 꼽혔다.
메이저리그 사무국(MLB)이 1999년 20세기 마지막 시즌을 맞아 팬들을 대상으로 20세기 포지션별 최고의 선수를 조사해 'MLB 올-센추리 팀(All-Century Team)'를 선정했는데, 라이언은 99만2040표를 얻어 '신의 왼팔' 샌디 쿠팩스(97만434표)를 제치고 1위를 차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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클레멘스의 항변에도 그는 '약물 투수'로 역사에 남았고, 끝내 명예의 전당에 들어가지 못했다.
1962년 8월 생인 클레멘스는 45세까지 현역 생활을 했으나, 스테로이드의 도움을 받았으니 라이언과 대비되는 '슈퍼스타'였음은 틀림없다. 21세기가 24년이나 지난 요즘 클레멘스를 말하는 투수는 없다. 반면 라이언은 여전히 추앙받고 있다. 라이언을 우상으로 삼는 투수가 지금 41세 시즌을 준비하고 있다.
휴스턴 애스트로스 저스틴 벌랜더는 최근 뉴욕 포스트(NP) 칼럼니스트 존 헤이먼과 인터뷰에서 "라이언은 파워 피처(power pitcher)가 육체적으로 할 수 있는 높은 기준을 제시했다"고 밝혔다. 헤이먼이 "라이언은 10억명 중 한 명(one of a billion)"이라고 하자 "나도 그렇다(So am I)"라고 당당하게 응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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벌랜더는 몇 년 전까지만 해도 "45세까지는 던지고 싶다"고 했다. 그러나 지금 그 나이가 가까워지자 '은퇴 시점'을 절대 말하지 않는다고 한다. 헤이먼은 '타자를 제압할 수 있는 힘이 있는 한 계속 열심히 하기로 약속했다'고 전했다.
선수 생활을 오래 하고 우승도 몇 번 더 해보고 싶은 것이다. 벌랜더가 지난해 뉴욕 메츠의 트레이드를 받아들였던 것은 메츠가 2024년 시즌까지는 전력을 강화할 계획이 없다고 했기 때문이다. 벌랜더는 "트레이드 데드라인이 다가올 즈음 다저스와 볼티모어가 트레이드에 관심이 있다는 말을 들었다. 두 팀이 선택지라면 트레이드를 받아들일 생각이었다. 그런데 휴스턴 얘기가 나왔다. 내가 우승 반지를 낀 곳이다. 휴스턴으로 협상이 기울었다고 했을 때 무척 기뻤다"고 기억했다.
벌랜더는 통산 257승141패, 평균자책점 3.24, 3342탈삼진을 마크 중이다. 사이영상은 3번을 수상했다. 모범적인 선수 생활을 이어갔다. 유명 모델이자 배우인 케이트 업튼과도 단란한 가정을 꾸려 이미지도 좋다. 명예의 전당 입성을 예약했다.
벌랜더는 메이저리그 노사가 경기력향상물질(PED) 금지 조항을 마련한 2003년 이후에 데뷔한 선수다. 약물은 물론 불미스러운 일과 관련된 적이 없다. '라이언의 자기 관리'에 '클레멘스의 실력'을 갖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작년 초 2년 8667만달러 계약을 맺은 그는 올시즌을 마치면 또 FA가 된다. 라이언처럼 46세까지 던지려면 계약을 5년 더 연장해야 한다.
노재형 기자 jhno@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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