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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나유리 기자]'어쨌거나 사람이 판정할 때보다 더 공평하지 않나' VS '분명한 차이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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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 시행되는 ABS에 대한 선수들의 '단골' 어필 포인트는 '구장마다 존 차이가 있다', '같은 구장인데도 어제와 오늘 차이가 있다', '한 경기 안에서도 미묘하게 존이 달라질 때가 있다', '개개인 신장 맞춤 설정 디테일에 대한 아쉬움' 등이다. 그때마다 KBO는 단호하게 답변을 해왔다. 기술적으로 존 차이는 있을 수 없으며 같은 구장인데 경기별로 차이가 날 가능성도 매우 희박하다는 논점이다.
B 투수는 "우리도 ABS에 대해서는 적극적으로 찬성이다. 불평을 하고 싶어서가 아니라, 분명히 차이가 있다는 점은 이야기 하고싶을 뿐이다. 선수들은 어릴때부터 스트라이크존만 생각하면서 야구를 해왔기 때문에 아주 작은 차이에도 민감하다. 구장별, 날짜별로 네모의 크기(스트라이크존)가 아니라 네모의 위치 차이를 느낄 때가 있다"고 의견을 보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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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 내야수는 "팬들이 어떤 이유로 ABS에 찬성하시는지 알고 있다. 우리도 ABS를 도입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너무 빨랐다고 생각한다. 적응 시간이 너무 부족했다. 최소 몇년간 연습경기나 시범경기를 거쳐 디테일한 부분들을 수정하고, 선수들도 ABS가 어떤 특성이 있다는 것을 적응할 시간이 있어야 했다. 그게 아쉽다. 지금 정규 시즌 도중인데 적응을 해나가는게 힘들다고 느낄 때가 있다"고 의견을 냈다.
한 야구계 관계자는 "수년간 퓨처스리그 일부 경기에서 ABS를 테스트했지만, 테스트 당시와 올해 도입된 ABS의 보더라인에 차이가 있기 때문에 같은 맥락이라고 보기 어렵다"고 의견을 냈다.
D 감독은 "현재는 현실적인 문제들이 있겠지만, 장기적인 관점에서는 호크아이 시스템으로 ABS를 시행하는 것이 좋지 않겠나"라는 의견을 밝혔다.
KBO는 9일 구장별 ABS 정확성 테스트 결과 수치를 발표했다. 9개 구장 평균 좌우 4.5mm, 상하 4.4mm 이내에서 일관되게 판정되고 있다는 내용이 핵심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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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cm도 안되는 차이. 4~5mm가 일상 생활에서는 잘 티가 나지 않는 아주 작은 차이지만, 지름이 약 7cm 남짓인 야구공을 기준으로 봤을 때는 또 의견이 달라질 수 있다.
물론 ABS는 장기적인 관점에서 필요하다. 메이저리그도 아직은 테스트 중이지만, 앞으로 빅리그에서의 도입도 목표로 내걸었다.
그러나 쫓기듯 적응해야 하는 올 시즌 현재 상황과, 선수들의 불만이 마치 개인 성적이 안좋아서 생떼를 쓰는듯한 모습으로 비춰지는 것은 아쉬운게 사실이다. E 투수는 "올해부터 당장 1군에서 ABS가 시행된다고 했을때 선수들은 그냥 받아들일 수밖에 없는 입장이었다. 어차피 할거라면 현장의 목소리도 반영을 해주시면서, '이러이러한 부분은 어떤 방식으로 보완해나가겠다'는 류의 피드백이 있다면 더 좋을 것 같다. 지금은 ABS에 대해서 어떤 불만도 공개적으로 이야기하기 어려워졌다. 선수들도 적응하려고 노력하고, ABS 시스템도 더 보완하면서 자리잡았으면 좋겠다"고 소신을 밝혔다.
나유리 기자 youll@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