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스포츠조선 노재형 기자]'명문' 뉴욕 양키스 구단주 할 스타인브레너는 하고자 한다면 뭐든 할 수 있는 메이저리그 영향력 1,2위를 다투는 인물이다. 특히 선수 영입에 있어 주도면밀함과 무모할 정도의 추진력을 함께 지니고 있어 아버지 조지로부터 경영권을 사실상 물려받은 2007년 이후 공격적인 투자를 아끼지 않았다.
게릿 콜의 원투펀치 파트너로 삼기 위해 6년 1억6200만달러에 데려온 카를로스 로돈은 시즌을 앞두고 팔 부상을 입어 전반기 막판이 돼서야 합류했다. 이후에는 햄스트링을 다쳐 제 구위를 발휘하지 못하고 평균자책점 6.85로 시즌을 마감했다.
스타인브레너는 시즌이 끝나고 그 누구에게도 책임을 묻지 않았다. 브라이언 캐시먼 단장과 애런 분 감독 둘 다 목숨을 부지했다. 오히려 이들에게 힘을 실어주며 전력 보강에 최선을 다하겠다는 약속까지 했다. 양키스가 지난 겨울 데려온 핵심 전력이 바로 후안 소토다. 샌디에이고 파드리스와의 트레이드를 통해 소토와 또 다른 외야수 트렌트 그리샴을 받고 유망주 투수 4명과 포수 카일 히가시오카를 내줬다.
|
하지만 소토는 트레이드 직후 계약 문제에 대해 "구단이 계약에 관한 내용이 알고 싶다면 누구에게 전화하고 얘기를 해야 할 지 알 것이다. 나는 여기에 야구를 하러 왔기 때문에 야구에만 집중하려고 한다"고 밝혔다.
그리고 올시즌 개막 직후인 지난달 2일 "지금 난 야구를 하고 있다. 2024년 시즌에 집중하고 있다. 다른 것에는 집중하지 않는다. 누군가에 그걸 묻고 싶다면 스캇에 연락하라. 그가 모든 질문에 답해 줄 것"이라고 했다. 에이전트 스캇 보라스에게 계약에 관한 모든 일을 맡겼으니 다시는 관련 질문을 하지 말라는 얘기였다. 이때까지만 해도 소토는 시즌 중 양키스와 계약할 마음이 없어보였다.
그러나 최근 분위기가 바뀌었다. 소토가 양키스 잔류 의지를 내비쳤다. 스타인브레너가 소토와 시즌 중 계약을 연장할 수 있는 협상을 시작할 수 있다는 입장을 밝히자, 자신도 "문은 항상 열려있다"고 반응한 것이다.
스타인브레너는 17일 YES네트워크에 "우리는 소토가 남은 커리어를 이곳에서 보냈으면 하는 바람이 있다. 그 점에 대해서는 의심의 여지가 없다. 다만 에이전트 스캇이 시즌 중 계약을 꺼리고 나도 그렇다. 집중력을 방해하기 때문"이라면서도 "그러나 스프링트레이닝 때 말했지만 이건 매우 독특한 사안이고, 소토는 아주 특별한 선수다. 시즌 중 양측이 이야기를 나눈다고 해도 놀랄 일이 아니다. 일정 시점이 되면 그렇게 할 가치가 있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AP '소토는 만약 양키스가 보라스와 장기계약 얘기를 하고 싶어한다면, 시즌 동안이라도 계약 협상을 승인할 수 있다고 말한 것'고 전했다.
|
소토를 향해서도 비슷한 마음일 것이다. 양측의 연장계약 가능성이 높아 보이는 이유다. 우익수 소토는 양키스에 아주 적합한 유형의 타자다. 양키스는 저지와 지안카를로 스탠튼이 우타자라 좌타 거포가 그동안 절실했다. 소토는 올시즌 2번타자로 나서면서 '야구 천재'답게 파워와 정확성을 고루 뽐내고 있다.
소토가 올시즌을 무난하게 소화하고 시장에 나갈 경우 그 가치는 상상을 초월할 전망이다. 1998년 10월 생인 소토는 FA 계약시 26세부터 적용된다. 10~15년의 계약기간이 가능하다. 저지와 같은 AAV 4000만달러를 적용하면 4억~6억달러의 몸값을 받아낼 수 있다. 앞서 2022년 7월 워싱턴 내셔널스의 15년 4억4000만달러 제안을 거절했던 소토다.
양키스가 시즌 중 붙잡겠다면 FA 가치에 준하는 조건을 제시해야 한다. 스타인브레너가 "그가 평생 양키스에 남았으면 좋겠다"고 했으니, 6억달러도 불가능하지 않으리라 본다. 오타니 쇼헤이의 10년 7억달러는 '현가'로 4억6100만달러에 불과하다. 총액의 97%인 6억8000만달러가 10년 뒤인 2034년부터 10년에 걸쳐 지급되기 때문이다. 현가 기준으로 소토는 이미 오타니의 몸값을 넘어섰다고 봐도 무리는 아니다.
양키스는 이날 현재 30승15패로 동부지구 뿐만 아니라 AL 1위를 달리고 있다. 월드시리즈 제패를 목표로 전반기 레이스가 아주 순조롭다. 초대형 계약이 조만간 이뤄질 수도 있다.
노재형 기자 jhno@sportschosun.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