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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노재형 기자]LA 다저스 오타니 쇼헤이가 자신을 '우상'으로 보는 피츠버그 파이어리츠 100마일 강속구 유망주 폴 스킨스로부터 홈런을 빼앗으며 제대로 '혼쭐'을 냈다.
스킨스는 5이닝 6안타 1볼넷 8탈삼진 3실점으로 승리를 따냈다. 시즌 5경기에서 27이닝을 던져 3승, 평균자책점 3.00, 38탈삼진.
하지만 두 번째 대결에서는 완벽하게 설욕했다. 0-7로 뒤진 3회초 선두 앤디 파헤스가 중전안타를 터뜨리며 기회를 만들었다. 이어 크리스 테일러가 루킹 삼진, 무키 베츠가 3루수 땅볼로 물러나 2사 1루.
스킨스는 초구 99.6마일 높은 직구에 오타니가 헛스윙을 하자 2,3구를 모두 체인지업을 던져 유인했지만, 오타니가 속지 않았다. 오타니는 볼카운트 2B1S에서 4구째 바깥쪽 높은 99.5마일 직구에 헛스윙한 뒤 몸쪽을 파고드는 100마일 직구를 다시 볼로 골라 풀카운트로 몰고갔다.
더 피할 수 없는 카운트에서 스킨스가 100.1마일(160.5㎞)강속구를 뿌렸다. 한복판에서 살짝 높은 코스로 들어오자 오타니가 기다렸다는 듯 힘차게 방망이를 돌렸다. 제대로 맞은 타구는 크게 포물선을 그리며 PNC파크 가운데 펜스를 훌쩍 넘어갔다.
발사각 32도. 타구속도 105.6마일(170㎞), 비거리 415피트(126.5m)짜리 시즌 15호 홈런. 스킨스는 타구가 맞아나가는 순간 '실투'를 인정한 듯 쓴웃음을 살짝 지으며 고개를 돌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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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타니는 여기에서 그치지 않았다. 3-7로 뒤진 5회 1사 1루 3번째 대결에서는 안타를 빼앗았다. 볼카운트 1B1S에서 98.1마일짜리 가운데 높은 직구를 잡아당겨 2루수 옆을 뚫고 우측으로 흐르는 안타를 터뜨렸다. 타구속도가 107.6마일로 앞선 홈런보다 빨랐다.
그러나 스킨스는 5이닝 동안 3실점의 역투를 펼친 뒤 7-3으로 앞선 6회 교체돼 선발승 요건을 갖췄다. 투구수는 93개였고, 48개를 던진 직구 구속은 최고 101.3마일, 평균 99.5마일을 찍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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몇 년 뒤 스킨스는 공군사관학교에 입학해 '더 가제트'와 가진 인터뷰에서 "오타니는 정말 흥미로운 선수로 주의깊게 보고 있다. 오타니의 업적에 대해 감사하게 생각한다. 그가 빅리그에서 보여주는 것들은 마이너리그와 대학 선수들에게 영감을 가져다 준다. 자기 관리와 규율, 자발성을 배운다. 오타니처럼 되려면 어떤 것들이 필요한 지 상상하기도 힘들다"고 밝힌 바 있다. 존경의 마음을 담은 말이다.
그러나 역시 우상의 포스는 달랐다. '역사적인' 첫 대결에서 스킨스가 제대로 한 방 먹은 셈이다.
이날 다저스는 선발 팩스턴이 2회 한꺼번에 7실점하는 바람에 어려운 경기가 됐다. 피츠버그는 0-0이던 2회말 6안타와 상대 실책 1개, 2볼넷을 묶어 7득점하며 초반 승기를 잡았다.
노재형 기자 jhno@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