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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이종서 기자] 이보다 험난했던 여정이 있었을까.
2년 차를 맞이한 이승엽호. 지난해보다 더 높은 곳에 있겠다는 출사표를 던졌다.
특히나 외인 변수를 최소화해 출발했다. 지난해 13승(9패)을 거둔 라울 알칸타라와 대체 선수로 와서 11승(3패)을 수확한 브랜든 와델과 모두 재계약했다. 확실한 외국인 '원투펀치'가 갖춰진 듯 했다.
안정적으로 갈 듯 했지만, 외국인 선수에게 발생할 수 있는 '악재'가 모두 한 번에 몰아닥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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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칸타라를 대신해 조던 발라조빅이 새롭게 합류했지만, 11경기에서 2승6패 평균자책점 4.34로 기대치를 채우지 못했다.
브랜든은 올 시즌 14경기에서 7승4패 평균자책점 3.12로 6월까지 순항했다. 그러나 견갑골 부상으로 이탈해 아직까지 소식이 없다. 6주 뒤면 올 수 있다 생각해 교체보다는 '단기 대체'를 고려하게 했다. 그러나 첫 불펜 피칭 이후 통증이 재발해 원점으로 돌아갔다. 최근 공을 잡고 가까운 거리의 캐치볼에 돌입했지만, 가을야구 복귀는 사실상 어려운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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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모스는 80경기에서 3할5리 10홈런을 기록했지만, 후반기 들어서 페이스가 눈에 띄게 떨어진데다가 '워크에식 논란'까지 이어지면서 결국 7월말 결별했다. 그나마 라모스를 대신해서 온 제러드가 36경기에서 3할3푼8리 10홈런으로 효자 노릇을 하면서 두산의 외인 농사 단비가 됐다.
외국인 선수의 부진은 뼈아팠다. 연패 스토퍼 역할을 해야하는 이들은 연패를 끊어내지 못하고 오히려 분위기를 떨어트리는 역할을 해왔다.
설상가상으로 국내 선발진도 흔들렸다. 지난해 막바지 선발 역할을 했던 최승용은 피로골절로 7월에야 올 수 있었다. 최원준과 김동주가 각각 개막 선발로 나섰지만, 다소 기복이 있는 모습을 보여줬다. 그나마 곽빈이 29경기에서 161⅓이닝을 소화하며 14승9패 평균자책점 4.40을 기록한 게 최대 위안거리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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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발진의 부진은 야수에게도 영향이 미칠 수밖에 없었다. 수비 이닝이 길어지고 수비와 공격 모두 체력적으로 부담이 이어졌다. 또한 30대 중반의 베테랑 선수가 주축을 이루고 있는 두산에서 점수가 많이 나오지 않아 경기 중간 교체하며 체력 관리도 수월하게 돌아갈 수 없었다.
설상가상으로 우천취소 경기가 가장 적었던 팀이 됐다. 그나마 된 우천취소는 더블헤더로 돌아오면서 8월까지 가장 많은 경기를 소화한 팀이 됐다.
악재는 더 있었다. 두산에서 은퇴한 오재원이 현역 시절 동료 선수에게 '수면제 대리처방'을 부탁한 사실이 알려지면서 8명의 선수가 2군 경기에도 뛰지 못하게 됐다. 이 중에는 1.5군급 백업 자원도 있었다.
당장 눈에 보이지는 않았지만, 시즌 중간 부상 등 변수 상황에서 이들의 공백은 분명히 느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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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즌 막바지까지 가을야구 싸움을 펼친 두산은 결국 홈 최종전에서 포스트시즌 진출을 확정했다. 4위 확정도 눈 앞이다. 2년 연속 가을야구 진출로 두산은 '가을 DNA'를 다시 한 번 몸에 새기기 시작했다.
이승엽 감독은 포스트시즌 진출을 확정한 뒤 "홈팬들 앞에서 포스트시즌 진출을 확정하게 돼 기쁘다. 모든 선수들이 자신의 역할을 100% 해냈기 때문에 가능했던 결과"라며 "정규시즌 마무리 잘해서 가을야구에서도 좋은 경기를 보여드릴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이종서 기자 bellstop@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