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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김용 기자] 영락없는 장원삼의 재림인데, 공은 훨씬 더 빠르다?
대반전이다. 정현우는 20일 같은 팀 중신과의 연습경기에 프로 유니폼을 입고 첫 실전 선발 등판을 했다. 하지만 결과는 참혹했다. ⅔이닝 2안타 2볼넷 2실점. 1이닝을 채우지 못했고, 투구수 30개를 안 넘기겠다는 양 구단 합의 속 1회를 채 마치지 못하고 마운드를 내려와야 했다.
시작하자마자 3루수 여동건의 아쉬운 수비로 멘탈이 흔들렸고, 첫 실점 후 병살로 이닝을 마무리 할 수 있는 상황에서 캡틴 송성문의 뼈아픈 실책까지 나와 더욱 혼란스러울 수밖에 없었다. 위에서 언급했듯이 연습경기지만, 안그래도 긴장이 될 프로 실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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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마음에 정현우가 제대로 보답했다. 180도 다른 피칭으로 홍원기 감독과 구단에 함박웃음을 선사했다. 정현우는 "지난 경기를 마치고 숙소로 돌아가는 버스 안에서 투구 내용을 복기해 보며 어떤 점이 부족했는지 곰곰이 되짚어 봤다. 쉬는 날에도 보완점을 고민하면서 두 번째 등판을 준비했다"고 의젓하게 말했다.
프로 유니폼을 입고 치르는 실전을 보니, 과거 KBO리그 최고 좌완으로 이름을 날렸던 장원삼과 매우 흡사했다. 투구 폼과 밸런스, 그리고 약간 공을 놓으며 던지는 특유의 스로잉 자세도 비슷했다. 직구 궤적과 주무기 커브 각도도 그랬다. 공교롭게도 등번호도 같은 13번이었다.
그런데 공은 훨씬 빠르다. 장원삼은 140km 초중반대 직구였다. 하지만 코너워크와 경기 운영이 너무 좋아 구속 이슈를 묻어버린 케이스. 정현우가 장원삼을 다 따라갈 수는 없겠지만, 비슷한 제구와 로케이션을 보여줄 수 있다면 빠른 공으로 더 유리한 승부를 펼칠 수 있다.
정현우는 중신 1차전 146km, 2차전 147km 최고 구속을 찍었다. 그리고는 "구속이 완전히 올라오지는 않았다"고 무서운 코멘트를 남겼다.
김용 기자 awesome@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