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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기서 부터 잘못됐다"…우승 청부사→'투수 무덤'으로, '벌써 147㎞' 생존법 확실히 찾았다

이종서 기자

기사입력 2025-03-05 10:57 | 최종수정 2025-03-05 14:43


"거기서 부터 잘못됐다"…우승 청부사→'투수 무덤'으로, '벌써 147㎞…
삼성 라이온즈 최원태. 오키나와(일본)=이종서 기자

"거기서 부터 잘못됐다"…우승 청부사→'투수 무덤'으로, '벌써 147㎞…
2일 일본 오키나와 온나손 아카마 구장에서 열린 KIA와 삼성의 연습경기, 삼성 최원태가 역투하고 있다. 오키나와(일본)=허상욱 기자 wook@sportschosun.com./2025.03.02/

[스포츠조선 이종서 기자] "땅볼이 많이 나오는 유형이라고 생각을 하는데…."

박진만 삼성 라이온즈 감독은 최원태(28)의 모습을 보고 "천천히"라는 말을 했다.

최원태는 올 시즌을 앞두고 삼성과 4년 총액 70억원에 FA 계약했다. 넥센(현 키움)에 입단한 그는 2023년 시즌 중 우승을 노리고 있는 LG로 트레이드 이적했다. 2023년 LG의 우승에 힘을 보탰던 그는 지난해 9승7패 평균자책점 4.26을 기록한 뒤 첫 FA 자격을 얻었다. 선발진 보강이 필요했던 삼성은 최원태가 꾸준하게 로테이션을 소화할 수 있다고 판단하며 대형 계약을 안겼다.

스프링캠프에서 최원태는 최고 147㎞의 공을 던지는 등 그 어느때보다 좋은 몸상태를 뽐냈다. FA 첫 해로 의욕이 가득한 만큼, 박 감독으로서는 오버페이스를 경계했다.

스프링캠프 기간 청백전 포함해 최원태는 4경기에서 평균자책점 3.38로 좋은 모습을 보여줬다. 성적도 나쁘지 않았지만, 무엇보다 땅볼이 많이 나오기 시작했다.

삼성의 홈구장인 대구 삼성 라이온즈파크는 KBO리그에서 가장 홈런이 많이 나오는 구장이다. 지난해에는 경기당 3개꼴로 홈런이 나왔다. 뜬공은 그야말로 시한 폭탄과 같은 존재다.


"거기서 부터 잘못됐다"…우승 청부사→'투수 무덤'으로, '벌써 147㎞…
1일 일본 오키나와 아카마구장에서 열린 LG와 삼성의 연습경기, 삼성 최원태가 캐치볼을 하고 있다. 오키나와(일본)=허상욱 기자 wook@sportschosun.com/2025.03.01/
최원태는 라이온즈파크에 맞춰 주무기인 투심을 조금 더 가다듬는데 신경을 썼다. 최원태는 "나는 땅볼이 많이 나오는 유형이라고 생각하고, 앞으로 더 많이 나올 수 있다고 생각한다. 조금 더 낮게 던지려고 노력하고 그게 습관이 되면 자연스럽게 무의식 중에 나오지 않을까 싶다"라며 "또 높은 공도 던져야 타자들이 흐트러지니 높은 공도 사용하려고 한다"고 했다.

지난해 최원태는 투심이 아닌 포심으로 경기를 풀어갔다. 이전 소속팀인 LG의 홈구장은 KBO리그에서 가장 넓은 잠실구장이다. 최원태는 "거기서부터 잘못된 거 같다. 뜬공을 유도하려고 포심을 던졌는데 투심을 같이 던졌다면 더 좋지 않았을까 싶다"고 짚었다.


최원태는 비시즌 동안 미국 플로리다주 웨스트팜비치에 있는 야구 전문 프로그램 시설인 CSP(Cressey Sports Performance)에 다녀왔다. 최원태에게는 조금 더 시야가 넓어진 시간이 됐다.

최원태는 "미국에서 보니 메이저리그 선수들도 피칭을 많이 하더라. 그냥 쉬는 것이 아닌 자기 연습도 하고 부족한 부분을 연습하면서 공을 계속 던지더라"라며 "(지금 구속이 잘 나오는 것도) 구속을 내려고 한 건 아니다. 그냥 던지다보니까 나왔는데 트레이닝이나 이런 부분을 잘 받은 거 같다. 미국에 다녀오고 몸도 잘 만들었다"고 했다.

팀 내 동료인 백정현과의 대화 역시 도움이 되고 있다. 최원태는 "(백)정현이 형과 이야기하면서 느낀게 많았다. 공이 좋으니 더 강하게 던지려고 하지 말고 원하는 곳에 투구하는 게 좋지 않을까라고 하셨다"고 이야기했다.

삼성은 스프링캠프에서 외국인투수 데니 레예스가 발목 부상으로 중도 귀국했다. 남은 선발 요원의 역할이 더욱 중요해졌다. 최원태는 "책임감이 커지기도 했지만, 일단 감독님께서 시키는대로 열심히 잘 맞춰서 몸을 만들면 될 거 같다"라며 꾸준한 활약을 예고했다.
이종서 기자 bellstop@sportschosun.com


"거기서 부터 잘못됐다"…우승 청부사→'투수 무덤'으로, '벌써 147㎞…
1일 일본 오키나와 아카마구장에서 열린 LG와 삼성의 연습경기, 삼성 원태인과 최원태가 수비훈련을 하고 있다. 오키나와(일본)=허상욱 기자 wook@sportschosun.com/2025.03.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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